한은, 기준금리 2.75% 동결…환율불안에 ‘신중모드’

물가 안정 이어지지만 성장·환율·대출 변수는 여전
위원 전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7일 올해 2분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됐다"며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 정국·트럼프발(發) 상호관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사이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2월에 이어 연속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차(현 1.75%포인트)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 것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금통위 위원들은 3개월 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성환 위원은 오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발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은 5월에 우리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굉장히 큰 상황이므로 전망 수정치와 금융시장 상황, 외환시장 상황 등을 보면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과 관련해서는 “과도하게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1년 정도는 괜찮을 지 몰라도 나중에 엄청나게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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