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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만 82곳”…장애인 건강검진기관, 대구경북도 0곳 개소

2025-04-19

2023년 전국 82곳 지정…대구경북 포함 기관 모두 미개소 상태
안동병원, 2018년부터 지정됐지만 6년째 개소 못 해
복지부 “30곳 이상 개소 지연”…지방 의료 현실 반영 못 해

“지정만 82곳”…장애인 건강검진기관, 대구경북도 0곳 개소

병원을 바라보는 휠체어 노인

지역에 거주하는 한 고령 장애인이 휠체어에 앉아 계단 너머의 병원을 바라보고 있다. 진입로에는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없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영남일보 AI 제작>

장애인의 건강검진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정부가 지정한 '장애친화건강검진기관'이 제도 시행 1년이 지나도록 문조차 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령화와 장애인 인구 증가가 가파른 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검진기관 개소는 단 한 곳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부 정책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12월 전국 공공의료기관 82곳을 '장애친화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했다.

대구에선 경북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칠곡경북대병원·대구의료원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 기관 모두 현재까지 개소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2026년까지 이들 병원들이 관련 시설과 장비, 전문 인력을 구비하도록 했지만, 예산 부족과 병원 신축 지연 등의 이유로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측은 “전국 82곳 모두의 개소는 어렵고, 최소 30여 곳 이상이 기한 내 개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행정도 지역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과 복지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65세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 진입했다. 장애인 등록 인구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 검진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실제 이용 가능한 기관은 사실상 '제로' 상태다.

2018년 공모로 지정된 안동병원도 아직 개소하지 못하고 있다. 7년 가까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한 상태에서, 속절없이 추가 지정만 반복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장애친화건강검진기관 21곳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장애인은 전국 등록 장애인의 0.3%에 불과했다.

지역 의료계는 수도권 중심 행정이 이같은 사태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대구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구경북 같은 지역은 인프라와 인력, 예산 모두가 열악한 상황인데, 정부는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알아서 하라고만 한다"며 “지역 실정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없으면 제 아무리 좋은 제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답답해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서울 강남구갑)은 “장애인이 병원 문턱조차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정만 해놓고 개소는 뒷전인 행정은 너무 무책임하다"며 “지역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예산과 제도적 뒷받침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은 건강검진 사각지대 해소가 절실한 지역이다.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지역 의료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지역 장애인 건강권 강화는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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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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