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재명 상대할 적임자” 국힘 토론회서 후보들 격돌

이철우 “왜 경솔하게 탄핵 찬성했나”
나경원 한동훈 향해 “후보 그만두라”
탄핵 찬성파(나·이·홍)VS 탄핵 반대파(한) 신경전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차 토론회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후보들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배신자 프레임'과 “보수 통합을 위해 대통령 후보를 그만두라"는 공격적인 문답으로 토론장을 달궜다.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죽음의 조'로 불린 B조(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힘 1차 대선 경선 토론회가 열렸다.

후보들은 한결같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자신했다. 이철우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면 이재명을 자동으로 이길 수 있다"고 했고, 나경원 후보는 “감동 경선이 이재명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후보도 “이재명 정권이냐 홍준표 정권이냐,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고, 한동훈 후보는 “(민주당이) 서른번 넘는 탄핵 시도로 나라를 망쳤다"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격돌한 나경원·한동훈 후보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끌었다. 당시 두 사람은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날 두 후보는 신경전을 벌였다. 나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경쟁력 조사, 여론조사를 봤는데 제가 한 후보보다 7%포인트 우위다. 그동안 좋은 자리를 많이 하셨는데 보수 통합을 위해 그만두고 헌신하면 어떻겠나"라고 압박하자, 한 후보는 “나 후보의 정치를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 후보는 “(후보 사퇴를) 하시겠습니까 안하시겠습니까"라고 재차 압박했다.

탄핵 찬성파(한동훈)와 탄핵 반대파(나경원·홍준표·이철우) 간 공방도 벌어졌다. 한 후보는 “계엄에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계엄 옹호라고 볼 수 있다"며 “국민 입장에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후보는 “실질적 피해가 없었다. (비상계엄은) 2시간 정도의 해프닝이었다. 더이상 통치하기 어려워 정치적 책임을 지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쪽에서 신당 논의가 보도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후보의 물음에 나 후보는 “대선 경선을 하는데 왜 자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느냐"며 “한 후보가 내란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도 “(국민들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108명을 국회에 준 건 탄핵을 저지 하라, 대통령을 지키라는 얘긴데 왜 경솔하게 탄핵(찬성)에 들어갔냐"며 한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한 후보가 “그러면 계엄 선포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보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한 후보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나. 우리 당 후보라고 나온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상대로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지금 이재명을 잡으려고 나오는 선거다. 한 후보는 법무부장관으로 계실 때 이재명을 못 잡아넣어서 사법적으로 패배했고 당 비대위워장으로 있으면서 총선에 참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제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며 “총선은 졌지만 이후 63%로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그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이번에는 이재명을 어떻게 잡을 생각이냐"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라고 압박에 나섰다. 한 후보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을 저지했다. 역으로 묻겠다. 12월 3일 홍 후보가 당대표로서 제 입장이었으면 계엄을 막았겠나"라며 “계엄에 대해 떳떳이 얘기할 수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를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이번 선거를 이길 수 있다. 그게 저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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