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표하는 문인 이상화 시인과 현진건 소설가. <영남일보 DB>
대구를 대표하는 문인 이상화·현진건의 서거 82주기를 맞아 25일 대구 곳곳에서 추념 행사가 열린다. 현진건 소설가와 이상화 시인은 대구 계산동에서 태어난 문우로 약속이나 한 듯 1943년 4월25일 같은 날 유명을 달리했다.
이상화(1901~1943)는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의 침실로' 등으로 잘 알려진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이다. 1919년 3·1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자 대구에서 1천여 명의 시위 군중에게 독립선언문을 배포하는 등 거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 언론인이었던 현진건(1900~1943)은 가장 한국적인 문학을 쓴 문인이자 한국 현대문학에서 리얼리즘의 시초라는 평가를 받는다.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등 사실주의 소설과 역사소설 '무영탑'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1936년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 당시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운 사건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근현대문학의 개척자인 두 사람은 학창 시절부터 지역 문단에서 교류하며 성장했다. 이후 이상화는 저항시, 현진건은 현실비판적 소설을 잇따라 발표하며 민족의 독립운동을 고취시켰다. 대구에서는 매년 두 사람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의 이상화·현진건 82주기 합동 추념식. <상화기념관 제공>
먼저 이날 오전 11시 달서구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 3층에서 추념식이 열린다.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은 현진건과 이상화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뜻에서 매년 추념식에서 문학 작품을 봉정(奉呈)한다. 올해는 서사시집 '나는 현진건이다'(최영)와 소설 '수성못에서 만난 이일우와 이상화'(정만진)를 올린다.
오는 25일 오후 4시 두류공원 인물동산에서 열리는 현진건·이상화 서거 82주기 추념식. <현진건기념사업회 제공>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사>현진건기념사업회, <사>이상화기념사업회, 대구문인협회가 공동 주최하며,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는 추념식이 두류공원 인물동산에서 열린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문인 다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라일락뜨락1956'에서 열리는 이상화·현진건 추념문화제. <라일락뜨락1956 제공>
이상화 생가터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라일락뜨락1956' 내부. <영남일보 DB>
오후 7시에는 이상화 생가터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라일락뜨락1956'에서 추념문화제가 개최된다. 이상화의 시 '빈촌의 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낭송과 함께 음악 공연, 드로잉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서병철 대구YMCA의 특강도 준비돼 있다.
수성문화재단 정호승문학관도 두 문인의 작고일을 기념해 22일부터 '봄날의 설렁탕'을 주제로 문학주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문학주간은 '봄날의 만남'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봄날의 만남에서는 시인들이 각기 다른 음식과 일상을 연결해 문학작품으로 풀어낸다. 박준 시인은 '통닭', 김준현 시인은 '김밥', 안미옥 시인은 '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25일에는 정호승 시인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에게 영감을 준 범어천을 주제로 한 시를 직접 들려준다. 자연과 문학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