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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 인류 위협하는 기후변화

2025-04-24

바다태풍 이젠 육지서도 발생

그저 기온상승에 그치지 않고

삶을 폐허로 만드는 기후변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를

위험한 자연현상임을 알아야

[더 나은 세상] 인류 위협하는 기후변화
정재학 영남대 교수
지난 3월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한 산불이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산불은 의성, 안동, 영덕으로 또 울산 인근으로 그리고 지리산까지 번져나가더니 4월11일 강원도 강릉으로까지 확산되었으며, 아직도 그 끝을 모르고 전국 야산을 태우고 있다. 올해 들어 산불이 유난히 자주 일어났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11일까지 산불은 441건으로 집계되었고 아직도 또 다른 산불이 어디서 일어나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올해의 산불은 어느 한 곳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번져나간 것이 아니라 전국 어느 곳이든 대형 산불이 일어나기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에서 산불이 일어난 것이라고 해야 한다.

이렇듯 전국 각지가 모두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당국은 매우 건조한 봄 날씨에 비는 오지 않고, 거기에 강풍이 몰아닥쳐 산불이 발생하고 이것이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림과학원에서는 "적게 내린 비로 산림의 대지가 매우 건조하였고 거기에 더해 고온 현상이 이어져 전국 각지의 산에 있는 마른 낙엽과 잡목 등이 작은 불씨에도 바로 불이 붙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된 탓"이라고 밝혔다. 이재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한평생을 살면서 이런 산불은 처음이라고들 했다.

원인을 면밀히 따져보면 바로 기후변화가 그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지난 한 달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28.7㎜로 평년의 강수량인 56.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그나마 비가 내린 날도 월평균 3.6일로 예년에 비해 4.3일이 적어 역대 3~4월 강수량 중 가장 적었다. 올 3월의 평균 기온은 9.4℃로 기상관측을 전국적으로 시작한 1973년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고온 건조한 바람이 태백산을 넘어오면서 더욱 더 바람의 속도는 커졌고 이러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늘 하던 대로 짚불을 태우고 담뱃불을 버리는 등 생각 없이 하던 행위가 상상도 못 한 큰불이 되어 많은 재산을 잿더미로 만들고 수천명의 이재민과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태풍의 정의는 초속 17m 이상의 속도로 부는 바람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높은 온도로 열대의 해수면에서 바닷물이 증발하여 수증기를 다량으로 발생하고 열대성 저기압이 형성되어 뜨거운 수증기 유입이 규모를 키워 회전하며 높아지는 바람의 속도로 생성되는데, 지난 3월 의성에서 시작한 바람은 바다의 태풍과 같은 대규모가 아님에도 초속 27m를 기록해 소방관들이 서 있을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불어와 의성에서 영덕까지 산불이 3시간 만에 번져나간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육지에서도 태풍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초속 20m 이상이 되면 산림청이 보유한 헬리콥터는 가동을 중지한다. 강릉의 산불에서 준비되었던 헬리콥터를 띄울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태풍급 바람 때문이었고 의성의 헬리콥터 추락사고도 강한 바람 때문이었다고 한다. 산불의 진압은 먼저 헬리콥터가 큰불을 끄고 잔불은 소방관이 물을 이용해 진화한다. 이제는 산불의 진화 방법도 새로이 연구되어야 할 지경이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그저 온도가 1℃ 높아지고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앞에 알 수 없는 모습으로 갑자기 나타나 우리의 삶을 한순간에 어떤 방식으로 폐허로 만들지 모르는 위험한 자연현상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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