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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산 산불] 대구 함지산 산불 ‘소나무 더미’ 가 불쏘시개

2025-05-01 21:36

재선충병 방제 벌목 후 방치
예산 부족해 파쇄 못하는 실정
방제목 빼낼 임도도 부족한 상황

노곡동

지난달 30일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일대 소나무제선충 방제로 벌목된 소나무 더미가 발화지점 인근에 쌓여있었다. 박영민기자.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을 확산시킨 주 원인이 발화지 주변 쌓여 있던 '소나무 더미'라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국림산림과학원·경찰·소방측이 실시한 함지산 산불 합동 감식에서 등산로에서 300m정도 떨어진 노곡동 산 19번지 일대가 최초 발화 지점으로 특정됐다. 감식결과 발화지점 곳곳엔 벌목된 소나무재선충 방제목 더미가 쌓여 있던 곳이다. 북구청 측은 최근까지 산불 현장 인근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작업을 했다. 작업 후 나무를 쌓아둔 뒤 천으로 덮어 약품처리를 한 것. 감식 당시 일부는 덮개로 덮힌 상태였고, 일부는 산불에 타 흩어졌다.

이에 일각에선 산불 확산 과정에서 이 소나무더미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을 내놨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교수(소방안전관리학과)는 “벌목된 후 방치된 소나무더미가 불을 더 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소나무를 빽뺵하게 심어놓은 것도 산불을 키우는 상황인데, 소나무를 잘라 쌓아놨다는 것은 훨씬 조밀하게 나무가 밀집된 상황을 만든 것이어서 산불이 더 확산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소나무재선충 피해 나무는 수집한 후 파쇄 등 방제 처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는 예산 문제 탓에 방제목을 산에 방치하는 실정이다. 일일이 파쇄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서다.

함지산 일대 방제목을 빼낼 수 있는 '임도'가 없는 탓도 있다. 통상 임도는 산불 확산을 저지하는 방화선 역할을 한다. 북구청 측은 “임도는 소나무를 벤 후 이를 빼내는 동선에 맞춰서 내야 하는데, 대부분 사유지여서 임도를 내기가 어렵다"고 했다.

산림당국은 산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실화·방화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상태다. 특히, 발화지점이 등산로를 벗어난 뒤 소로를 따라 300~400m 들어가야 도착하는 곳이어서 등산 목적이 아닌 '특수한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조사 후 보고서 형태로 대구시에 자료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후 경찰이 자료를 토대로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초 발화지는 신고 후 진화대원들이 가장 먼저 도착해 진화한 장소다. 증거를 찾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원인 규명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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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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