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심혈관 조절 원리를 재현한 ‘디지털 트윈’ 제작
고혈압 관리 방식의 약물 의존도 줄일 수 있어

박성민 포스텍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교수. <포스텍 제공>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뇌의 심혈관 조절 원리를 가상 환경에서 재현하며 고혈압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
포스텍은 2일 박성민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교수와 이지호 박사(現 삼성리서치) 연구팀이 뇌의 심혈관 조절 원리를 그대로 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이란 실제 대상을 가상 환경에서 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고혈압 치료는 최근들어 약 대신 인공적으로 신경신호를 조절해 혈압을 낮추는 신경자극(neurostimulation) 치료법이 주목받으며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자극이 혈압 변화로 정확히 이어지는 과정을 예측하기 어려워 정밀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혈압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고립로핵(이하 NTS)의 작동 과정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 자극으로 변조된 신경신호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효과적인 자극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으로 효과적인 신경자극 패턴을 찾아주는 자동 최적화 시스템의 개발 가능성도 입증했다.
박성민 교수는 “디지털 트윈 기반 신경자극 기술은 고혈압 관리 방식의 약물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인 'npj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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