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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4.‘육지 속의 섬’에서 ‘교통·관광 허브’로

2025-05-06 16:25

아시아 첫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여름들판 누우면 은하수가 쏟아진다

영양에는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 신록의 계절인 요즘 가보고 싶은 곳은 영양자작나무숲이다. 겨울의 영양자작나무숲은 가보았는데,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깊은 계곡을 따라 가는, 자작나무숲에 이르는 10리 정도의 흙길 분위기도 너무나 좋았다. 언제나 매력이 넘치는 숲이겠지만, 신록이 한창인 지금의 자작나무숲을 찾아가보고 싶은 것이다.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4.‘육지 속의 섬’에서 ‘교통·관광 허브’로

영양군은 열악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군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국도 31호선(청송~영양~봉화) 선형개량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2025년 선형개량사업(5년간 총 사업비 920억 원)의 조기 착공비 10억 원을 확보했다. <영양군 제공>

◆문화재, 관광명소, 축제로 넘쳐나는 영양

이곳뿐만이 아니다. 입암면 연당리에 있는 서석지(瑞石池)도 영양의 대표적 명소다. 석문(石門) 정영방(1577~1650)이 1613년에 축조한 연못과 정자로 구성되어 있는 서석지는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세연정)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3대 민간정원으로 꼽힌다. 연못을 중심으로 경정과 주일재를 배치한 서석지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정자인 경정(敬亭) 마루에 앉아 느긋하게 연못과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맛은 각별하다. 서재인 주일재(主一齋) 앞은 연못 쪽으로 돌출된 석단을 만들고 곳곳에 소나무·대나무·매화·국화를 심어 사우단(四友壇)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연못 안에는 수십 개의 돌을 배치하고 이를 '서석(瑞石)'이라 불렀다. 이 중 19개에는 이름을 다 붙였다. 여름에는 연못의 연꽃이, 가을에는 연못가의 거대한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곳이다.

그리고 영양을 대표하는 선비인 옥천(玉川) 조덕린(1658~1737)의 고향인 주실마을, 석계(石溪) 이시명(1590~1674)과 부인 장계향(한글 요리서 '음식디미방' 저자)이 개척한 마을인 두들마을 등도 거닐어 보고 싶은 전통마을이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주실마을)과 항일 서정시인 오일도(감천마을)의 삶과 정신,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영양이기도 하다.

모두 한두 번씩은 다 가본 곳이지만, 또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문화재나 명소, 축제도 적지 않다. 국보인 산해리 오층모전석탑(봉감탑), 보물인 현리 삼층석탑 등을 비롯해 영양 산나물축제, 수비 능이축제, 꽁꽁겨울축제, 수하계곡, 송하계곡, 선바위관광지 등도 있다. 그리고 일월면은 영양고추산업특구로, 수비면은 영양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4.‘육지 속의 섬’에서 ‘교통·관광 허브’로

영양지역 81개 단체로 구성된 '31번 국도개량을 위한 영양군민통곡위원회위'가 지난 2919년 8월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양군 서부리에서 청송군 월전리에 이르는 국도31호선 16km 구간의 조속한 개량을 촉구하고 있다. <영양군제공>

◆남북9축고속도로 등 교통망 개선에 총력

영양군은 이처럼 현대인들이 느끼고 겪는 갈증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하지만 '육지 속의 섬'으로 남아있어 그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교통망이 갖춰지면 더 많은 국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곳을 찾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영양군은 '육지 속의 섬 영양'을 벗어나기 위해, 영양을 통과하는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과 안동~영양~영덕 단선철도 구축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건설은 영양군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육지 속의 섬'을 벗어나는,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남북9축 고속도로는 경북 영천에서 강원도 양구까지 309.5㎞를 연결하는 국가 간선도로이다. 총연장 406㎞(강원 양구~부산) 중 1969년 경북 영천에서 부산까지 96.5㎞ 구간을 개통한 이후, 반세기가 지나도록 309.5㎞의 이 구간이 잔여 구간으로 남아있다.

남북10축과 동서10축 등으로 구성된 국가간선도로망 중의 하나인 남북9축 고속도로 노선에는 경북 봉화·영양·청송·영천과 강원도 양구·인제·홍천·평창·정선·영월 10개 시·군이 포함돼 있다. 영양군을 비롯한 경북·강원지역 10개 시·군이 함께하는 '남북9축 고속도로 추진협의회'는 남북9축 고속도로의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중점사업 반영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동~영양~영덕 단선철도 구축은 영양의 열악한 대중교통 수단의 해결책으로 절실한 사업이다. 철도 노선이 없는 영양읍을 연결하는 경북 내륙권 철도네트워크로 구축되는 동서선 사업으로, 경상북도 안동과 영덕을 연결하는 총 연장 74km의 단선전철이다. 이 동서선 철도는 경북 서북부권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중앙선 등을 이용한 대구경북신공항 및 대구권 철도와 연계된다.

이 노선은 충북선 고속화사업(청주공항~문경), 문경~점촌 중부내륙선, 점촌~안동 단선전철과 연계 추진되면 서해안·중부내륙·경북내륙·동해안 지역과의 교류활성화와 지역 동반성장 등으로 연결·확대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국도 31호선(청송~영양~봉화)을 비롯한 국도와 지방도 개량·확장도 시급하다. 4차선 도로가 하나도 없는 영양군은 특히 간선도로인 국도 31호선이 협소하고 급커브가 많으며, 결빙과 홍수 피해 등으로 통행에 큰 불편을 낳고 있다. 영양군은 열악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군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국도 31호선 선형개량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입암면~영양읍 구간(5.43km)은 상습 낙석구간과 도로 침수구간이 많아 선형개량사업이 절실했다. 지역 80여 단체는 자발적으로 '영양군민 통곡위원회'를 만들어 군민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민과 관이 적극 협력해 사업을 추진했다. 덕분에 국도 31호선 선형개량 사업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올해 선형개량사업(5년간 총 사업비 920억 원)의 조기 착공비 10억 원을 확보했다.

영양군은 안동과 영양을 연결하는 진입도로 터널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급경사지 붕괴위험지구로 지정된 군도 3호선 청기면 토구리 일원 내 구간, 마령~산해 위험도로 개선, 지방도 917·918호선 확·포장과 선형개량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교통 인프라 확충은 단순한 이동편의 개선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영양의 고추와 산나물 등 지역 특산물을 타 지역으로 공급하는 물류비 절감 효과는 물론, 접근성 개선을 통한 체류형 관광객 증가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4.‘육지 속의 섬’에서 ‘교통·관광 허브’로

2024년 9월 영양향교 석전대제에서 유림들이 9축 고속도 조기 건설 청원서를 작성하고 있다.<영양군제공>

◆경북 북부오지에서 교통 및 관광 허브로

영양군은 해발 고도가 대부분 200m 이상이고, 북쪽으로 갈수록 고도가 높아진다. 특히 수비면은 평균 해발고도가 400m로 영양군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지역이다. 최고봉은 해발 1천219m인 일월산이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오지인 만큼 대기 질이 매우 좋다. 그 중 수비면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밤하늘이 어두워서 별자리를 관측하기 좋은 덕분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됐다. 육안으로 은하수 관측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여름철 수비면에서 빛이 없는 마을 입구나 다리 위, 밭에 누워 밤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잘 보인다. 수비면에 있는 영양반딧불이천문대는 별과 반딧불이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천체관측소이기도 하다.

이런 청정자연을 비롯해 건강한 먹을거리도 많고, 심신을 충만하게 하는 다양한 문화·관광자원이 있는 영양군은 심신의 치유와 충전이 필요한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한 힐링의 보고인 셈이다. 영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교통망 구축은 군민들의 불편 해소는 물론이고,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영양군의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도 절실하다. 또한 영양군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하는데도 필요한 일이다.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4.‘육지 속의 섬’에서 ‘교통·관광 허브’로

교통환경이 열악하고 응급의료 시설이 부족한 영양군의 필수시설인 응급의료전용헬기장 .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남북 9축 고속도로와 안동~영양~영덕 단선철도, 국도와 지방도 개량 등 영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교통망이 모두 갖춰지면, 영양은 특히 경북 북부오지의 교통 및 관광 허브가 될 것이다. 영양은 안동, 예천, 영주, 봉화, 울진, 영덕, 청송 등이 둘러싸고 있는 경북 동북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는 '서울공화국'이 되면서 저출산, 심각한 빈부격차, 지방소멸 등 여러 문제점을 심화하고 있다. 지방소멸은 국가소멸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다. 지역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경북도 역시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경북도의 지속 발전이 가능하다. 균형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기본이 교통망 구축이다. 영양군의 교통망 구축 사업이 빨리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김봉규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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