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조 방침과 달리 대구지역은 조정신청 안 해
‘교섭 절차 미비하다’는 이유로 28일 총파업은 불참
“미비한 절차 진행 후 전국노조 상황 따를 예정”

대구복합환승센터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국가산업단지와 동대구역을 연결하는 직행 2번 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전국 22개 지역버스 노조가 오는 28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대구 시내버스 노조는 추가 교섭을 우선적으로 진행한다는 자체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파업 동참여부는 추가 교섭 결과에 달린 셈이다.
1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련 대구시버스노조는 이날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조정신청은 파업에 돌입하기 전 거쳐야 하는 절차다.
이는 앞서 지난 8일 서종수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련 위원장이 “각 지역 노조는 12일 동시 조정신청을 하고, 조정 기간(15일) 최선을 다해 교섭하기로 했다"며 “27일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28일 첫 차부터 전국 동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입장과 배치된다.
이번 전국 다발적 버스 파업 예고는 최근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을 두고 겪은 갈등이 심화하면서 벌어졌다. 노조 측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요구가 사실상 총액 기준 20%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법 해석이 바뀌면 임금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대구버스노조가 전국자동차노조의 파업 취지엔 동감하면서도, 당장 시행 계획을 따르기 힘들다고 판단한 건 '사전교섭 절차'가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대구 버스업계의 노사 상황은 서울·부산 등과 다소 차이가 있다. 올해 대구버스노조와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임금 교섭에 나선 건 모두 4차례. 이는 7~9차례 교섭을 진행한 타 지역보다 적은 편이다. 대구는 사전 조정과정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구버스노조는 사측과의 교섭 절차를 몇 차례 더 밟은 뒤 전국노조의 방침에 따를 계획이다. 대구버스노조 측은 “올해 사측의 이사장 취임 등 집행부 구성이 늦어지면서 교섭도 잇따라 지연됐다. 대구지역은 오는 20일 5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정신청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교섭한 이후 전국노조 상황에 따라갈 예정"이라고 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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