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당 통합 행보 이어가
친윤계 중용에 이어 한덕수 ·홍준표 캠프 인사 영입
추경호· 우동기 등 국힘 중앙선대위에 이름 올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단일화 내홍을 수습하고 통합을 위한 선거 조직 인선을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는 단일화를 두고 대립했던 친윤(친윤석열)계와 거리를 둘 것이란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친윤계를 중용하며 당내 화합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특히 경선에서 맞붙었던 후보들의 캠프 인사를 영입하는 등 보수 빅텐트를 위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김 후보는 13일 비대위원장으로 내정한 김용태 의원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했다. 김 후보는 김 의원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당 쇄신을 넘어 보수 빅텐트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의원은 최근 12·3 비상계엄을 사과하며 당 쇄신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김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단일화를 반대했기 때문에 그를 통해 친윤계를 견제하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김 후보는 동시에 친윤계를 주요 직책에 전진 배치하며 '당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에 앞장선 이양수 전 사무총장을 대신해 친윤계로 분류되는 4선의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핵심 직책으로, 대선 기간에는 선거전략, 선거비용 등을 모두 담당함에 따라 후보의 최측근 인사가 늘 맡아왔다. 김 후보가 친윤계에게 중책을 맡기면서 친윤계와 텃밭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친윤인 권성동 원내대표도 직을 유지하면서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린 것 역시 당내 화합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단일화 불발 이후 직을 유지한 유일한 지도부 일원이다. 김 후보 캠프에선 권 원내대표에 대한 강한 성토가 이어졌지만, 김 후보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자 권 원내대표와 함께 가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빅텐트와 보수 통합을 위한 인선은 계속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단일대오 형성을 위해 한덕수 전 총리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이정현 전 당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홍준표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이성배 전 MBC아나운서를 선대위 대변인으로 영입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당의 단합과 선거운동의 단일대오 형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통합 행보에 정치권에선 향후 친한(친한동훈)계까지 인선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 행보로 인한 결합이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김 후보의 정치력에 달렸다"며 “향후 김 후보는 친한계까지 인선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을 지방살리기특별위원회위원장으로,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을 경제민생특별위원회위원장으로 각각 임명하는 등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국가혁신위원장에 경북대 김형기 명예교수, 국민통합본부장에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미디어특보단장에 최진녕 변호사를 임명했다.

서정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