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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핵직구] 윤석열의 난(亂)

2025-05-14
[돌직구 핵직구] 윤석열의 난(亂)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용산과 국민의힘의 윤석열 세력들은 도대체 어디서 비상계엄과 대선후보 강제교체 같은 비민주적 못된 짓을 배웠는가. 대부분 민주화 이후 일류 대학에서 공부하고 나와 고시에 합격했거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람들이어서 더더욱 이해가 되질 않는다. 황당한 것은 이들이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친다는 것이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자 표리부동(表裏不同)이란 사자성어가 아까울 정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1년 대선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법대 재학 시절 12·12 군사반란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었다. 그랬던 그가 평화롭던 지난해 12월3일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해 군을 동원했다.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이후 45년 만이었다.

소위 '계몽령'이라던 12·3 비상계엄의 실상은 충격적이다. 당시 국회로 출동한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의 부관은 지난 12일 내란혐의 재판에 출석, 윤 대통령이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고 말한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윤은 또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스스로 전두환으로 변해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비겁하기까지 했다. 이 부관은 윤 측 변호인이 "체포의 체자도 얘기한 적이 없다"는 인터뷰를 보고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증인은 또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 지휘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부하를 버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도 윤석열은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다 감옥에 간 군 장성들과 경찰 간부들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다. 그는 오히려 부하들을 탓하고 있다.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사이 야음(夜陰)을 틈타 벌인 국민의힘 대선후보 강제교체는 사상초유의 정당 쿠데타였다. 마치 AD 189년 중국 후한(後漢)시대 환관들이 일으킨 십상시(十常侍)의 난을 방불케 한다.

이 난은 삼국지의 배경인 후한의 황제를 주색에 빠뜨려 권력을 농단하던 환관 10여 명이 새 황제의 실세 외척을 암살하고 다시 권력을 탈환하려다 몰살당한 사건이다.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으로 권력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윤핵관들이 당권을 지키기 위해 한덕수 전 총리를 옹립하려다 실패한 이번 사태와 너무나 흡사하다. 윤석열이나 '쌍권'으로 불리는 이들은 모두 공교롭게도 정치검사 출신이다. 국민과 국가보다 자신의 출세와 권력을 유지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자, '꺼삐딴 리' 같은 부류다.

비상계엄과 후보 강제교체, 두 사건 모두 일반 시민들에 의해 저지된 점은 아직 우리 국민들과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후안무치하게도, 윤석열은 자신이 제거하려던 김문수 후보가 극적으로 되살아나던 날 김 후보 지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한 국힘의원은 "국힘 앞에 얼씬거리지 마라"했고, 김문수 후보는 "그 메시지를 읽어보지 않았다"고 무시했다. 당내에서는 파면된 윤석열을 출당·제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오죽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애국자였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불법 계엄과 탄핵으로 이루어진 이번 조기 대선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국힘이 보수정당으로 재기하려면 설사 지더라도 명분 있게 싸워야 한다. 불법 계엄을 방조하는 정당이 민주당을 향해 히틀러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윤석열과 그 동조세력에 대한 확실한 정리는 그래서 불가피하고도 시급하다.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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