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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윤석열 정권의 '쿠데타 DNA'

2025-05-15

이번엔 대선 후보 강제 교체

尹 계엄, 대법은 '날림 선고'

말기 친위 쿠데타 모두 실패

용병 띄운 '쌍권'의 伏線 궁금

'한덕수 후보' 설계자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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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논설위원
또 한 번 '역모의 밤'이 전개됐다. 이번엔 대선 후보 강제 교체다. 평행이론을 증명하듯 역시 실패로 끝났다. 권영세·권성동이 주도한 이른바 '쌍권의 난'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공식을 답습했다. '한밤' '전격' '극비' '반민주'가 공통 키워드다.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한 탈레반식 폭거에 여권이 들썩였다. "한 놈은 계엄, 두 놈은 약탈 교체, 좀 곱게 미쳐라"(홍준표 전 대구시장). "새벽 3시 날치기, 북한도 이렇게 안 한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정치 쿠데타 막장극, 여당 치욕의 날"(안철수 의원).

'날림 선고'의 진수를 시전한 대법원 파기환송을 야권에선 '조희대의 난' '사법 쿠데타'로 규정한다. 정권 말기에만 세 번의 친위 쿠데타? 윤석열의 계엄은 국민과 국회가 막았고, 대법원의 폭주는 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제지했고, 대선 후보 축출 쿠데타는 국민의힘 당원이 막았다. 정도(正道)를 벗어난 무리수에 여론은 싸늘했다.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엔 "공감하지 않는다" 51%, "공감한다" 43%였고(SBS 여론조사), 후보 단일화 파동 책임은 국힘 지도부 52.9%, 한덕수 23.5%, 김문수 15.3% 순이었다(KSOI 여론조사).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는 왜 실패했을까. 역대 성공한 대선 후보들의 단일화 궤적을 보면 나름의 승리 방정식이 있다. 그 표상(表象)이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큰 차가 없고, 후보 간 지지층 이전 가능성이 컸으며, 지지율 합산이 선두 후보를 넘어섰다. 김문수·한덕수 사례는 이들 성공 조건에 대체로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조악한 정치공학도 파탄의 빌미였다. 정치공학적 셈법? 한덕수의 무임승차 말이다. 그를 곧장 결승에 올리며 당내 경선을 예선으로 격하했다.

한덕수의 상품 가치는 뭘까. 지지율이 고만고만하고, 보수·진보 정권을 넘나든 기회주의적 처신이 '주홍글씨'처럼 따라붙는 데다, 계엄에 연루된 인물이다. "하필 계엄 수사대상을 골라 후보로 내세우나"(조경태 의원). "탄핵 정권의 총리는 순장조"(진중권 광운대 교수). 아마도 자타가 인정하는 부분은 윤석열에 대한 충성심일 것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때도 대통령 몫 헌재 재판관들을 전격 지명해 '아바타 본색'을 드러냈다. '짜고 치는' 야밤의 후보 등록엔 전광석화의 기민함을 발휘했고, 입당 30분 만에 대선 후보로 등극하는 신공을 보여줬다.

우리가 맞닥뜨린 계엄·탄핵 정국은 급발진한 검사 출신 후보의 역량과 인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까닭이다. 하지만 또 국민의힘은 '미지수' 한덕수에 애달픈 구애를 펼쳤다. 용병 출신 대통령의 실패에도 다시 용병을 띄운 '쌍권'과 친윤 세력들의 속내와 복선(伏線)이 자못 궁금하다. 정가에 나도는 소문대로 "대선 포기, 당권 장악?"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한덕수 대선 후보'를 포석한 설계자는 누굴까. 권영세·권성동이 실행자 역할이라면 배후세력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친위 쿠데타가 무위로 끝나며 한덕수 후보는 초췌하게 퇴장했다. 고작 '9일몽', 50년 공직의 허망한 결말이다. 희대의 정치 막장극 이후의 장면도 기이하다. 후보 교체 모의를 주도한 권성동이 공동선대위원장이라니. 아무리 봉합이 급해도 이건 정석이 아니다. 친한계 의원 16명의 주장대로 "권성동 원내지도부는 사퇴"하는 게 순리다. 단죄하지 않으면 저들은 언젠가 다시 쿠데타를 획책할 것이다.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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