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와 인증시험 완료…비상상황 시 10분 내 전력 공급 가능
영동권 정전 시 안동·강릉에 전력 최우선 공급…수력의 민첩성 주목

안동댐 수력발전소에서 한국수자원공사와 전력거래소 관계자들이 자체기동발전소 인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정전 발생 시 비상 전력공급이 가능한 설비의 안정성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낙동강유역본부가 22일 안동댐 수력발전소에서 전력거래소와 함께 '자체기동발전소 인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단순한 시험이 아닌, 국가 전력망 붕괴 상황에서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최후의 전력 공급망'으로서 안동댐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한 순간이었다.
'자체기동발전소'는 전국 또는 광역 단위로 전력 공급이 끊기는 대정전(블랙아웃) 발생 시, 가장 먼저 전기를 만들어내 전력계통을 재건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발전소마저 멈춰버린 절망의 순간, 스스로 기동해 다시 전기를 흐르게 하는 '에너지 구조대'다.
지난달 스페인에서는 10시간 이상 이어진 대정전으로 교통, 금융,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고,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 정지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1년 우리나라 역시 전국적 정전으로 9천여 건의 피해가 접수된 바 있다. 전기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 생명과 직결된 인프라다.
정부는 이를 막고자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누고, 14개 발전소를 자체기동시설로 지정했다. 그중 안동댐은 90MW 규모의 수력발전소로, 안동시 전 인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10분 이내 최대 출력에 도달하는 수력의 민첩성이 강점이다. 화력은 4시간, 원자력은 하루 이상 걸리는 시간이다.
시험은 대정전 상황을 가정해 비상 설비를 기동, 30분 이상 안정적 전력 공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증 통과로 안동댐은 안동·강릉 등 영동권의 핵심 비상전력 거점으로 자리잡게 됐다.
조영식 K-water 낙동강유역본부장은 "이번 인증은 단지 기술적 성과가 아니라, 지방의 수력발전이 국가 전체 전력안보를 지탱하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증거"라며 "합천, 임하, 남강 등 타 수력발전소와 함께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 분산형 전력 공급체계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