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신도시 KT데이터센터 준공
분산에너지특구 최종 결정 시 시너지 효과
다만 반도체업체 등은 수도권 선호 ‘뚜렷’

전국 에너지 자립도 1위인 경북지역에 AI 산업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들어선다. 사진은 AI 이미지. 영남일보 DB
전력 자립도 전국 1위인 경북도가 인공지능(AI)시대 핵심 시설인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분산에너지법 시행에 이어 특구까지 지정되면 지역 에너지·첨단산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에 따르면 29일 예천군 호명읍 도청신도시 일원에서 '경북형 KT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개소식이 열린다. KT가 1천100억원을 투입해 준공한 이 데이터센터는 6㎿ 규모의 정보화 부하(IT장비 전력 용량)와 10㎿의 수전 용량(전력 공급량)을 갖췄다.
KT데이터센터는 한국데이터센터협회 기준 경산·구미에 이은 경북 세 번째 데이터센터다. 앞서 1996년 구미에 삼성 SD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뒤 2021년 경산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에 데이터센터가 조성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투자협약을 체결한 포항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와 구미 AI데이터센터가 추가로 착공할 시 경북의 데이터 인프라는 전국급 규모로 확대된다. 육양국은 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시설을 뜻한다.
경북에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는 이유는 풍부한 에너지 덕분이다. 2023년 기준 한국전력공사 통계에 따르면 경북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약 9만 4천GWh로 전국 2위, 전력 자립도는 216%로 전국 최고다. 또 무탄소에너지(원전+신재생) 발전량은 9만 1천GWh로 전국 1위다. 지금도 울진·경주에서 가동 중인 13기 원자력발전소가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경북도는 풍부한 전력을 기반으로 동해안과 북부권을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팜 클러스터 핵심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울진 원자력발전소, 포항 육양국과 연계한 데이터센터 확충 외에도 예천·상주·칠곡·경주 일원에 스마트팜 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 21일 분산에너지 특구 최종 후보지 7곳 중 하나에 선정됐다. 분산 특구 지정 시 각종 특례 적용을 물론 △전력직거래 허용 △저렴한 전기요금 책정 등 파격적인 혜택이 부여된다. 에너지위원회는 추가 회의 등을 거쳐 6월 중 최종 사업지를 결정하는데 포항이 뽑히면 경북의 에너지산업은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외에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은 여전히 수도권을 선호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유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류시갑 경북도 에너지정책과장은 "경북의 풍부한 에너지 자립 기반과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들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반도체 관련 인프라는 접근성 면에서 수도권, 특히 용인에 쏠림 현상이 뚜렷해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