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대 수출시장 미국-중국 동반 수출액 감소
2차전지·섬유·디스플레이·차 부품 줄줄이 감소
EU·CIS 수출 확대 …유럽 전기차 수출 증가 영향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지난달 한국 수출이 1년 전보다 1.3% 줄었다. 수출 증가율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액 감소는 한국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와 중국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30% 이상 급감해 불확실성이 커진 세계 무역시장이 '트럼프발(發) 관세정책' 영향권에 본격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해 미국의 관세조치가 세계 경제 및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산업부가 1일 공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572억7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줄었다. 월간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품목별 5월 수출 동향을 분석하면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헬스 품목은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 전체 수출은 6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5.9% 증가했지만, 내연차와 순수전기차(BEV) 수출은 각각 6.8%, 23.0% 떨어졌다. 특히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32% 급감했다. 자동차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신공장 가동 확대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자동차 수출은 유럽연합(EU)으로의 전기차 수출이 37.6% 확대되면서 미국 시장 감소분을 상쇄해 4개월 연속 60억달러대의 수출액은 유지했다.
철강 수출도 12.4% 줄어든 26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부터 25% 관세가 부과 중인 미국 수출은 20.6% 감소했다. 단가 약세와 글로벌 건설경기 위축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18%), 자동차부품(-9.4%), 일반기계(-5.3%), 가전(-14.9%), 섬유(-11.4%), 2차전지(-18.4%) 수출도 작년보다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트럼프 관세'의 직접적 영향권인 대미(對美) 수출이 100억달러로 8.1%, 대중(對中) 수출은 104억달러로 8.4% 동반 감소했다. 미국 수출은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 급감이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고, 중국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감소 영향을 받았다. 9대 지역 중 수출이 늘어난 곳은 EU(4.0%)와 독립국가연합(CIS·34.7%) 두 곳뿐이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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