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종료’ 안내 문구 해프닝 … 영화관 불황 속 민감 반응 드러나

지난 2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메가박스 경북도청 신도시 폐점설이 나돌았다.사진은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표를 구매하는 모습. 영남일보 DB

2일 메가박스 경북도청지점 고객들에게 발송한 안내문자.

도청맘카페에 올라온 메가박스 폐점 여부 문의.
국내 대표 영화관인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가 합병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달 초 경북도청신도시 메가박스의 폐점설이 불거졌다. 메가박스 측이 발송한 안내 문자 속 표현을 둘러싼 해프닝이었지만, 신도시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메가박스 경북도청지점은 지난 2일 일부 회원에게 "고객님께서 보유한 포인트가 이달 30일 영업 종료 후 소멸할 예정"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안내 문자에 담긴 '영업 종료'라는 글귀를 접한 주민들은 실제 지점 폐점을 뜻하는 것이라 오인하면서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도청 신도시 맘카페에는 "도청 메가박스가 없어자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대체 왜 없어지느냐", "30일 영업 종료?"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주민 한모(41) 씨는 "신도시에 유일한 영화관인데 없어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주말에 아이들과 영화 보기로 했던 계획을 다시 생각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박모(34)씨는 "요즘 영화관도 경영이 어렵다고 들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메가박스 도청점 측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문자에 나온 '영업 종료'는 지점 폐점이 아닌 멤버십 포인트 소멸과 관련된 안내였다는 것이 메가박스 측의 입장이다. 다만, 해당 문구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일부 수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메가박스 도청지점장은 "영업 종료라는 문구는 포인트와 관련된 문구일 뿐, 도청점 폐점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도 정상 영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해프닝은 극장 산업 전반의 불황 속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겹치면서 민감하게 반응한 사례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극장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 수 급감과 OTT 서비스 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극장 관객 수는 1억 2천312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억 2천667만 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는 극장 운영 효율화를 위한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지역 영화관 존폐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