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 부동산 의혹 오 수석 13일 사의 표명
이 대통령 오 수석 사표 수리
대통령실은 새 민정수석 인선에 착수할 방침
국힘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이 실패했다’ 비판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13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명 부동산 보유 및 차명 대출 의혹이 불거진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오 수석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이재명 정부 고위급 인사 중 첫 낙마 사례가 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은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수석은 차명 부동산 보유 및 차명 대출 의혹을 받고 있다. 오 수석이 검사장으로 일한 2012~2015년 아내의 부동산을 지인에게 반환 각서를 받고 파는 등 차명 관리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에 지인 명의로 한 저축은행에서 15억 원대 차명 대출을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에 대출 상환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이 저축은행 사주가 일부 금액을 대신 상환했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오 수석은 자신과 관련한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송구하다. 부끄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오 수석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본인이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표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두둔해 왔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정권 초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민정수석 교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 수석) 본인이 당정에 있어서, 여러 가지 국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존중해 (이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새 민정수석 인선에 착수할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영 지와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발맞춰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간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 인적 기용"이라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워낙 커서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첫 번째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 민정수석 사퇴 및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문제를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이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있어서는 송곳 검증을 예고하기도 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 수석이 차명 부동산 보유와 차명 대출로 결국 사퇴하게 됐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민정수석부터 검증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검증 실패도 문제지만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대통령실의 심드렁한 반응도 문제"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검증 실패와 안일한 대응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께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민석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에게) 불법 정치자금 제공에 이어 돈까지 빌려준 사람이 이재명 선대위에서 체육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았다"며 "상임선대위원장이던 김 후보자는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은 제1 야당으로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날카로운 인사검증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정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