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단원이 빚은 클래식 향연
철길숲, 음악과 함께 빛나다
지역 예술혼 담은 무대 성료

지난 14일 포항 철길숲에서 포항제철소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포근한 초여름 밤, 포항 철길숲을 클래식 선율로 물들였다.
지난 14일 포항 철길숲에서 열린 클래식 연주회 '철길숲 하모니'는 지역 시민과 예술단체가 함께 빚어낸 특별한 무대였다. 포항 유일의 시민 오케스트라인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음악을 사랑하는 포스코·협력사 직원과 시민들로 구성된 단체로, 2010년 창단 이후 15년 가까이 지역 클래식 저변을 넒히는 데 앞장서 왔다.
이날 연주회는 2시간 동안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현악 앙상블의 힘찬 서주에 이어, 비제의 '투우사의 노래',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오펜바흐의 '캉캉' 등 친숙한 곡들이 연이어 연주되며 클래식의 매력을 전했다.
특히 김한올 바이올리니스트와 정유라 클라리네스트의 '차르다시' 협연은 강렬한 집시풍 선율로 박수를 받았다. 대중가요 '신호등', 영화음악 '캐리비안의 해적' OST까지 이어진 무대는 세대와 취향을 넘어선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4일 포항 철길숲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 지역 결혼이민여성들로 구성된 다소리세오녀 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이날 연주회는 지역 결혼이민여성 합창단 '다소리세오녀', 스즈키바이올린 원생 40여 명, 김한올의 전자바이올린과 이창수 대표의 에어로폰 협연 등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로 더욱 빛났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나는 반딧불' 등 감동적인 선율이 철길숲을 가득 채웠다.
마지막으로 포스필하모닉은 '엘 쿰반체로', ABBA의 '맘마미아'로 무대를 장식하며 앵콜 요청에 화답했다. 한 관객은 "포근한 밤하늘 아래 울린 클래식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창수 대표는 "관객들의 따뜻한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음악의 감동을 지역 사회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이 오케스트라는 포항MBC삼일문화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며 그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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