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닭고기 아삭한 양배추 어우러져
셀프 라면, 계란후라이 맛보는 재미 쏠쏠
김가루·깨 뿌려서 볶은 철판볶음밥 필수

'팔공산 닭갈비'의 주 메뉴인 철판 닭갈비. 부드러운 닭고기와 아삭한 양배추의 식감이 어우러져 먹는 재미가 두 배다.
여름 더위가 본격화하면서 대구가 자랑하는 명산이자 대구시민의 쉼터인 팔공산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자 역시 도심의 더위와 갑갑함을 피하려 최근 팔공산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린 식당이 있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바로 대구 동구 지묘동에서 파계사 방향 파계로 오른편에 자리한 '팔공산 닭갈비(대구 동구 파계로 154-8)'다.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식당 내부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식당에 자리를 잡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메뉴판에 적힌 '닭갈비도 파는 곳과 닭갈비만 파는 곳은 확실히 다릅니다'라는 문구다. 사장님의 자부심이 담긴 메뉴판을 보니 '철판 닭갈비'가 이 식당의 유일한 주메뉴임을 알 수 있다. 볶음밥과 사리, 음료 등 철판 닭갈비와 어울리는 사이드 메뉴들도 손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셀프 라면과 계란후라이는 팔공산을 찾은 배고픈 이들에게 또 다른 보너스 트랙이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점은 손님 테이블이 아닌 다른 곳에서 철판 닭갈비를 조리한 후 철판을 통째로 가져다주신다는 점이다. 덕분에 동행한 일행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고,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에서도 해방될 수 있었기에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짜지 않고 담백한 닭갈비도 개인적으로 좋았다. 부드러운 닭고기와 아삭한 양배추의 식감이 어우러져 먹는 재미는 두 배가 됐다. 상추와 깻잎 등 쌈채소에 닭갈비를 올리고 그 위에 마늘을 놓고 싸먹으면 금상첨화다. 닭갈비 마무리에 필수 요소인 철판볶음밥도 빠뜨릴 수 없다. 김가루와 깨를 뿌리고 철판 위에서 정성스레 볶은 철판볶음밥은 닭갈비만으로만 채울 수 없었던 2%의 공백을 완벽히 채워준다. 철판볶음밥 역시 점원들이 직접 조리한 후 테이블로 다시 가져다준다. 넉넉한 주차장 역시 손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글·사진=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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