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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세상에 없는 악기를 만드는 최홍기 지휘자

2025-07-15 21:34
자신이 만든 악기 '홍기'를 연주하고 있는 최홍기 지휘자.

자신이 만든 악기 '홍기'를 연주하고 있는 최홍기 지휘자.

최홍기(59) 지휘자는 단장·지휘자·대표 등 여러 직함으로 불리워진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아파트 맞은편에 위치한 최 지휘자의 사무실를 찾았다. 사무실에는 직접 다듬고, 정성 들여 만든 타악기가 눈에 띄게 많았다.


폴란드 유학을 마치고 1997년에 전문 연주자들로 구성된 대구현대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많은 일을 하였다. 오케스트라가 있던 남구 대명2동은 예술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예전부터 많은 악기사와 예술인들이 활동하는 동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음을 해도 악기 소리가 밖으로 나가면 동네 어르신들의 항의가 잦아서 주민들과의 갈등도 심했다. 주민들과의 화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다가 최 단장은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설득을 하던 중 주민들이 연주를 해달라는 요청에 오케스트라 연습실 앞 중국집 앞에서 공연을 했다. 멋진 연주 덕분에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길이 수월해져갔다.


그 후 매주 한 번씩 연주회를 열기로 했는데 차츰 동네 주민들이 많아지자, 중국집 사장님이 자장면 500그릇을 내고, 동네 크고 작은 가게 주인들이 십시일반 기부하면서 마을축제를 열게 되었다.


'물베기 마을 축제'는 지난 2010년에 최홍기 대표가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지역 음악회와 동네잔치, 인근 학교 학생들 장기자랑 등으로 마을은 화합의 장으로 변했다.


계명대 음대를 졸업한 최 단장은 클래식 음악과 트롯, 발라드까지 폭넓은 현대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악기 만드는 일에도 끊임없이 연구, 실천하고 있다. 소리 원리 공부를 하다 보니 아이들과 여러 종류의 악기를 만들어서 아이들이 직접 연주도 한다.


최홍기 지휘자가 만든 악기 '칼립바'(왼쪽)와 '괭이 갈매기'.

최홍기 지휘자가 만든 악기 '칼립바'(왼쪽)와 '괭이 갈매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악기는 종류도 많다. 소와 돼지, 뻐꾸기, 물새, 갈매기, 두꺼비, 닭소리 등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까지 다양한 악기를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악기는 대나무로 만든 최 대표 이름을 딴 '홍기'라는 악기다. 사무실 입구에 세워둔 대나무는 가을에서 봄 사이에 구한 것이다. 대나무에서 물이 뿌리로 내려가 수분이 없는 상태로 악기를 만들어야 갈라지지 않는데, 1년 동안 그늘에서 말린 후 불로 구워서 수분을 완전히 제거한 후 홍기를 만든다고 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12시까지 초등 3학년~6학년까지 악기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과 직접 만든 악기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2차 방문을 하였다.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악기로 연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전소민(복명초 5학년)양은 "두 달 동안 배웠는데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시고, 친구들이 각자 음악에 맞추어 돼지와 소·물새·토끼 등 다양한 동물 소리로 합주를 하는 게 정말 좋았는데 마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했다. 황유준(범일초 5학년)군은 "세상에 없는 악기를 만드는 최홍기 선생님이 대단하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직접 만들어 보고, 연주하게 되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악기 제작을 통해 소리에 관한 물리적 지식을 습득하고, 제작을 위한 수학적 지식을 이해하게 된다. 또, 실제 목재 가공 등을 통해 공작을 함으로써 창작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인간의 양심과 도덕을 일깨우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이 세상을 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특히 음악은 마음을 편안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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