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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 기후 변화가 생활·제도 변화보다 빠르다

2025-07-17
정재학 영남대 교수

정재학 영남대 교수

필자는 최근 유럽출장을 다녀왔다. 유럽 전역은 올해 여름 기후 변화 현상이 극대화되어 피부로 와닿는 열섬현상에 갇혀 있었다. 6월 말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북유럽은 40℃ 이상의 온도를 오르내리고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47℃까지 오르는 기후를 실제로 겪게 되었다. 낮 11시 이후부터 3시까지는 밖을 나오지 못할 만큼 햇볕이 뜨거웠고 경험해 보지 못한, 생활이 될 수 없을 만큼의 더위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필자는 연구과제를 발표하기 위해 독일 프라이부르그에 소재한 컨벤션센터에서 포스터 발표를 하였는데 그 포스터 발표 장소가 대형 유리창 옆의 밝은 공간에 설치되어 있었다. 포스터의 연구내용을 전시하고 관심있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해주는 연구교류의 장이다. 그런데 너무나 햇빛이 강하고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시설물이 없어 햇빛을 고스란히 맞으면서 연구내용과 결과를 토론하였는데 너무나 더워 토론이 되지 못할 정도였다. 이에 주최 측에 많은 참석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여 에어컨 가동을 최대한으로 높여주기를 요청하였으나 그 컨벤션의 에어컨 설계치 최대를 가동해도 행사장 온도를 낮출 수 없었다. 컨벤션 측 말에 의하면 컨벤션이 사용되어온 이래로 이런 더위는 없었기에 에어컨 설계치의 최대를 가동해도 적정온도가 되지 않는 난감한 상황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 온도에 에어컨 설계를 다시 해야할 것 같다고 하였다.


아마도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지구온도를 기록할 것이며 이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 오던 냉방시스템들의 설계 용량의 증설 뿐 아니라 인류 생활 각 부분에서의 기존에 지속해 익숙해진 생활 패턴과 시설물의 설계가 모두 달라져야 할 시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기후의 변화로 가장 먼저 변화된 것이 식물의 섭생과 미생물 군의 변화, 그리고 철새 이동이 변화와 해양생물군의 서식지 이동이다. 대구의 사과는 더 이상 유명하지 않고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겼고 열대과일이 남쪽 지역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동해와 서해의 서식 어류종도 모두 바뀌어 명태, 오징어가 없어지고 대신 참치가 너무 많이 잡힌다. 바다의 어류종 보호를 위한 쿼터제도가 국내에 존재하는데 그 쿼터가 지금 기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동해안 어민은 쿼터에 막혀 그물에 걸린 참치를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폐기시켰다고 한다. 농업에서도 기후변화로 농산물 생산이 줄거나 황폐해 흉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5월 말 스위스 산간 발레주 블라텐에서는 알프스산의 빙하 일부가 녹아내렸고 불과 몇십초 만에 마을 80%가 파괴되고 마을이 있던 자리는 흙더미로 잠겨 지금은 지도에만 나타나 있는 마을이 되었다. 다행히 스위스 정부는 사고 전 그 징후를 알아내고 주민 대피령을 내려 주민 300여명이 대피했고 1명이 실종되는 사고로 막게 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생기는 섭생의 변화와 재해에 따른 생업과 관계된 제도의 개정 및 대처법이 중요한 시점이다. 농작물 작황법이나 작황 농작물 종류의 교체, 바다 어류 수확의 쿼터제 변화 등이 기후 변화의 속도에 맞게 발빠른 개발, 개정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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