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브라질 정국이 삼각관계에 빠져 있다.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9),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70), 미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79) 사이가 심각하다. 좌파의 룰라와 극우파의 보우소나루는 앙숙간이다. 보우소나루와 트럼프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트럼프가 '브라질 동생'을 구하기 위해 나섰는데 오히려 룰라가 득을 보고 있다.
이 두 전·현 브라질 대통령은 내년에 있을 대선에 목매고 있다. 룰라는 현재 3선 대통령으로 1·2기 8년(2003년~2011년) 동안 아주 인기가 좋았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라 했었다. 한때 철창신세를 졌지만 무죄로 풀려나 2022년 대선에서 가까스로 보우소나루를 눌렀
다. 이번 3기에는 여소야대 정국이라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에게 뒤졌고 응답자 57%가 대선 불출마를 원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에 아깝게 지자 트럼프 같은 작태를 보였다. 쿠데타 음모를 꾸민 것이다. 선거를 엎어버리고 법원을 해체하고 군부를 앞세우려 했다. 경찰은 그 음모 속에 룰라 암살도 들어있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동생'이 '마녀사냥'에 걸려들었다고 보고 그를 구하려고 이를 악물었다. 그가 무혐의로 풀려나지 않으면 8월 1일부터 50%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했다. 보우소나루 아들이 백악관에 열심히 로비한 결과다. 최근 대법원이 보우소나루에게 가택연금과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하여 맞불을 놓았다. 그는 지금으로선 대선은 물 건너갔다. 반면 룰라는 의연했고 시민들은 트럼프에 분노했다. 룰라가 트럼프로부터
브라질을 지키겠다고 하자 지지도가 껑충 뛰어올랐다. 트럼프가 룰라의 출마를 돕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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