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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봉화은어축제, ‘즐거움’ 넘어 ‘지역의 미래’로

2025-07-24 10:27
황준오기자

한여름의 초입, 또 한 번 내성천에 은빛 물결이 흐른다. 오는 26일, 27회를 맞은 '봉화은어축제'가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여름 잡은 봉화, 입맛 잡은 은어!'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축제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체험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축제는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봉화의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완성은 아직 이르다.


이제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지역의 내일을 설계하는 축제로 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축제의 순간이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불꽃이 되려면, 지금이 변화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올해도 새롭게 시도하는 은어로드 챌린지를 비롯한 힐링스테이션, 낙화놀이 등의 프로그램들은 신선함을 안겨주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로그램의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 즉 지속 가능한 방향성이 핵심이다. 은어잡이 체험도 단순한 놀이를 넘어 생태 보전과 연결되어야 하며, 축제의 설계는 환경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다시 짜여야 한다.


또 지역경제와의 연계 역시 한층 더 정교해야 한다. 스타마켓투어와 딜리버리존 같은 시도는 반가운 변화지만, 축제 기간에 한정된 이벤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 상권과의 연중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방문자가 머무를 수 있는 이유, 그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 콘텐츠는 더 깊고 넓게 확장될 수 있다. 단순 소비형 공연이 아닌,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담은 서사형 콘텐츠로 나아가야 하며, 지역 예술인들과의 지속적 협업을 통해 봉화만의 독자적 축제 문화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안전과 편의성은 말할 것도 없다. 무더위 속에서도 쾌적함을 보장할 쉼터와 대응 체계는 축제의 신뢰를 결정짓는 요소다. 더 나아가, 운영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체계적인 매뉴얼 정립은 축제를 '행사'에서 '브랜드'로 격상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봉화은어축제는 이제 단순한 지역 여름 이벤트가 아니다. 지역민에게는 생계와 자긍심을, 방문객에게는 기억에 남을 여정을, 그리고 봉화군 전체에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 비전을 품은 무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축제는 끝나도, 그 여운은 봉화의 일상 속에 오래 남아야 한다.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 자체가 지역 공동체의 자산이 되어야 하며, 그 경험은 다음 세대를 위한 자양분으로 전환돼야 한다.


봉화군과 봉화축제관광재단은 그 여운을 자산으로 바꾸기 위해,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멀리 내다보아야 할 때다. 지속 발전 가능한 축제의 길은 결국, 사람과 이야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황준오기자〈사회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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