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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교회는 도피성이 아니다

2025-07-25 09:12
이재윤 논설위원

이재윤 논설위원

주저되지만 이제 말할 때가 됐다. 기독교 극우세력이 한국교회의 대변자인 듯 과다 노출되고, 이들이 정당을 장악하고 보수주류로 진입한 데 이어, 나아가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는 이들의 비정상을 못 본 척할 수 없다. 이들의 반사회성이 심각하고 해악은 심대하다. 책임의 9할은 '교회 지도자'에게 있다. 이들은 자신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오히려 '악한 세상' 탓만 한다. 이들의 남 탓은 이골이 날 정도이지만, '문제는 바로 자신'임을 알지 못한다. 문제가 있는 곳에 답이 있다. 한때 우려와 걱정의 대상이었으나, 작금에는 사회공동체의 유지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들의 퇴출과 배제를 심각히 논의할 때가 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종교이길래 그 속에서 극우가 탄생하고, 광장에서 거짓을 전파하며, 법원에서 광기를 드러내는가. 그런데도 오랫동안 성역으로 남아있었다. 삼한의 소도처럼, 구약시대 도피성(逃避城·실수로 살인한 자들을 위한 피난처)처럼, 중세의 대학처럼 공권력의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다.


기대도 예상도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금단의 벽이 뚫렸다. 특검이 통일교, 순복음교회, 극동방송, 김장환·이영훈 목사를 쳤다. 알만한 사람은 이게 얼마나 경천동지할 일인지 안다. 기독교 우파의 정점, 보수의 맨 꼭대기부터 친 것이다. 이들의 뒷배는 미국 기독교 우파이다.


주한 미 대사로 유력(?)하다는 모스 탄(단현명)이나 탄의 대타 미셀 스틸(박은주) 모두 보수 기독교의 영향을 받고 중국이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고 믿는다. 탄은 이재명 대통령을 '차이나 리'라고 조롱한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이런 사람 중 한 명이 대사로 온다면 한미관계는 파탄이다. 아그레망을 거부하기 전 우리의 의사를 미측에 전달해야 한다. 진짜 그림자 실세는 따로 있다. 하와이의 거부 애니 챈(김명혜). 기독교 극우주의자,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미국과 한국 보수의 막강한 돈줄이다. 돈을 매개로 거리의 보수 '전광훈의 광화문파' '손현보의 여의도파' 모두 그녀와 연결된다. 오염의 숙주 탄 & 챈으로부터 한국 보수를 어찌 지킬 것인가. 김장환, 이영훈 목사는 또 누구인가. 미군 하우스보이 출신인 김 목사는 극동방송을 중심으로 50년을 한국 개신교 수장 노릇을 해온 사람이다. 박정희도 건드리지 못했고 전두환과 이명박, 문재인까지 미국에 줄을 대려고 그를 찾아다녔다. 이 목사는 70만 성도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교회의 담임목사이다.


아베 암살 사건으로 일본 돈줄이 막힌 통일교는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에게 접근했다가 결국 화근을 만들었다. '윤석열의 장인'으로 통하는 김충식이 문선명 옆에 다소곳이 선 모습의 오래된 사진 한 장이 '김충식, 통일교 일본 총책설'로 비화하고, 건진의 비밀의 방에 버젓이 드러난 일본 신도의 주신 '아마테라스' 굿당이 논란이 됐다. 윤석열-김건희-김충식-건진-통일교-일본 정계로 이어지는 불법과 무속, 종교의 혼재가 어지럽다. 통일교가 일본 정치를 좌지우지한 수단은 돈과 운동원이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를 그대로 답습하는 게 신천지다.


보수의 재구성은 2002년 이후 뉴라이트에 의해 한 차례 있었다. 지금은 '극우'가 전면에 등장하는 또 한번의 재구성 과정에 있다. 특징은 극우정치와 극우 개신교 세력의 결합. 한국교회는 언제까지 음모론과 극우 이념의 유통경로로 소모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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