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까지 대구선 3천415억원 풀려
시민 "덕분에 비싼 인삼도 샀어요"
서문시장·동성로 곳곳 '쿠폰 사용 매장' 홍보

'소비쿠폰' 지급 후 첫 휴일인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입구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조윤화 기자

'소비쿠폰' 지급 첫 휴일인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오전 10시부터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다. 조윤화 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첫 휴일인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한 시민이 이불을 구매하며 상인에게 소비쿠폰 실물카드를 건네고 있다. 조윤화 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첫 주말인 27일 오후 2시쯤 한 시민이 대구 중구 동성로의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안내문이 붙은 안경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조윤화 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첫 휴일인 27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대구서문시장연합회가 시장 입구에 내 건 '서문시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 아래로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시장 내부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 채소, 생선, 건어물 등 먹거리를 비롯해 한복, 이불, 액세서리 등을 파는 상인들은 모두 입가에 '웃음꽃'을 머금은 채 고객들과 가격 흥정을 하기 바빴다.
두터운 겨울 이불을 큰 봉투에 포장하던 이불 가게 사장 김호종(65)씨는 "얇은 여름 이불보다 비싼 겨울 이불을 찾는 손님이 이번 주 들어 종종 있었다. 평소엔 없던 현상인데 민생쿠폰 효과인 것 같다"라며 "오늘 결제한 손님의 90%는 소비쿠폰으로 결제했다. 다음 주에는 쿠폰이 다 소진될까 걱정도 되지만, 우선은 경기 회복이 체감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서문시장에서 13년째 약업사(한약도매상)를 운영중인 배철환(74)씨도 밝은 표정으로 매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배씨는 "아직 매출이 많이 올랐다고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1만원, 2만원어치라도 찾는 손님이 확연히 늘었다"며 "코로나19 당시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때 큰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이벤트가 매달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모처럼 서문시장을 찾았다는 주부 박명순(61) 씨는 "소비쿠폰 받은 김에 여름철 몸보신하려고 평소엔 비싸서 망설였던 인삼 두 채 10만원어치를 구매했다"며 "반찬, 베개 커버까지 사고 나니 5만원쯤 남았다. 나머지도 나중에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쓸 것"이라고 했다.
박종호 서문시장연합회장은 "신용·체크카드 대신 지역사랑상품권 실물 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민생쿠폰으로 인한 단순 방문을 넘어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져 상인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드런냈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중구 동성로도 소비쿠폰 특수를 실감케 했다.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임을 알리는 홍보물이 동성로 일대를 다채롭게 물들인 가운데, 시민들의 발길은 음식점, 카페, 옷가게 등으로 자연스레 향했다.
카페 아르바이트 직원 이모(25·여)씨는 "평소엔 앉아 있을 시간도 많았는데 이번 주말은 눈에 띄게 바빴다. 포장 주문 손님도 배 이상 늘었다"며 "카드로 결제하면서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인지 물어보는 손님이 많아 어제 가게 문 앞에 가능 매장이라는 안내 문구를 붙였다"고 전했다.
안경원을 운영하는 황석영(38)씨는 "일회용 렌즈 한 달치가 보통 3만5천원이라, 평소엔 한두 달치만 사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주엔 석 달, 넉 달치를 한꺼번에 사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쿠폰 지금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대구지역 민생쿠폰 지급 대상자 233만5천165명 중 73.5%에 달하는 171만7천229명(3천415억원)이 신청을 마쳤다.

조윤화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