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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시·북구청, 배수시설 믿고 방심했나…13년 전 “노곡동 침수 영원히 해방” 장담

2025-07-27 18:30

고지배수터널 개설 이어 제진기 추가 등 배수시설 확충
최근 침수사고 재발하자 “지자체 방심이 화 불렀나”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경북119구조대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경북119구조대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17일 발생한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사태가 '인재(人災)'로 드러난 가운데, 대구시와 북구청이 과거 노곡동 배수시스템에 대해 지나친 확신을 갖고 호언장담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지자체가 그동안 배수시스템만 믿고 방심하다 15년 전과 꼭 닮은 침수사고를 야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2년 10월 대구시는 '2013년, 노곡동·조야동은 침수 우려에서 영원히 작별'이라는 제목의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자료에서 대구시는 "금호강변 저지대에 위치해 해마다 여름철 우수기에 침수가 우려됐던 노곡동 일원이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이 완료되는 2013년이면 영원히 침수 우려에서 해소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는 "노곡동은 호우 시 저지대에 위치한 마을 내의 우수 배수를 위해 배수펌프장을 건설하고, 마을 뒷산의 많은 물이 마을을 거쳐 금호강으로 내려가는 현재의 구조를 마을 옆 산에 터널을 뚫어 마을을 거치지 않고 바로 금호강으로 배수토록 하는 '터널 고지배수' 시설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침수 우려가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노곡동 뒷산에 모인 빗물을 초당 최대 14t의 속도로 금호강으로 흘려보내는 시설인 고지배수터널이 2013년 3월 준공돼 운영 중이다. 그보다 앞서 노곡동에는 제진기(부유물 제거 시설)가 추가 설치되기도 했다.


2012년 10월 대구시의 공식 보도자료 중 일부로 '노곡동은 침수 우려에서 영원히 작별'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2012년 10월 대구시의 공식 보도자료 중 일부로 '노곡동은 침수 우려에서 영원히 작별'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와는 별개로 2013년 7월 장마철을 다룬 기사에서는 '북구청이 각종 배수시스템의 효과로 큰 침수 피해가 없었다며 안도하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북구청 측은 "노곡동은 장마철만 되면 특별관리해야 하는 곳이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번에 현장을 지켜보니 침수위험에서 해방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북구청의 판단과 달리 2010년 발생한 침수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15년 만에 재연됐다. 특히 이달 중순 발생한 노곡동 침수사고 경우 제진기가 미작동(영남일보 7월 17일자 단독 보도)되는 등 전반적인 배수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다.


현재 침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노곡동 일원에 설치됐던 여러 배수 시스템(직관로-고지배수터널-제진기)이 관리·운영상의 문제로 모두 제 역할을 못하면서 역류와 침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관가 한 관계자는 "지자체가 노곡동 배수시스템을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15년 전과 유사한 침수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지자체가 방심하다 안일한 대응을 했는지, 시스템 자체를 개선할 필요는 없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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