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TV

  • 가을빛 물든 대구수목원, 붉게 타오르는 꽃무릇 군락
  •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하다”…서문시장 골목에서 만난 이색 김밥

‘김’ 1년 넘게 ‘금값’…해수부, 20년만에 김 비축 제도 추진

2025-08-10 17:26
국민 반찬으로 꼽히는 김이 평년보다 40% 넘게 치솟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김 가격 안정을 위해 20년 만에 마른김 비축을 추진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민 반찬으로 꼽히는 김이 평년보다 40% 넘게 치솟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김 가격 안정을 위해 20년 만에 마른김 비축을 추진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수성구에 사는 주부 박모(45)씨는 최근 장보기가 전보다 훨씬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세일할 때 김을 여러 묶음씩 사 아이들 반찬으로 넉넉히 챙겼는데, 요즘은 가격이 너무 올라 장바구니에 넣기가 겁난다"며 "세일도 자주 안 하다 보니 집에 쟁여두던 습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5살 자녀를 둔 직장인 이모씨(42)도 비슷한 하소연을 했다. 그는 "김밥이 제일 간단한 아침 메뉴라 늘 싸주곤 했는데, 요즘은 김값이 비싸 부담된다. 다른 반찬으로 대신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국민 반찬 김 가격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평년보다 40% 넘게 오른 김값에 정부는 20년 만에 비축 제도 재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마른김(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10장에 1천352원으로 평년(952원)보다 42.0% 올랐다. 불과 2년 전인 2023년 연평균 가격은 1천19원이었으나 지난해 1천271원, 올해는 1천384원까지 뛰며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일본의 생산 부진으로 국내 김 수출이 늘어난 데다 대기업의 조미김 가격 인상도 한몫했다.


상인들도 급등한 김값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대구 매천수산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씨(52)는 "도매 단가가 계속 올라 소매가도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며 "손님들도 예전 가격을 기억하다 보니 '김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밥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39)도 원가 부담을 토로했다. 그는 "김밥 한 줄에 들어가는 김값이 예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가격을 쉽게 올릴 수도 없다"며 "마진은 줄고 손님 눈치만 보게 된다. 하루하루 버티는 기분"이라고 했다.


계속된 불안에 해양수산부는 마른김 비축 제도를 20년 만에 다시 추진한다. 정부가 가격이 낮을 때 수매해 보관하다가 오르면 시중에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마른김 비축은 1979년 시작돼 2006년 가격 폭락과 품질 문제로 중단된 바 있다.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