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염색산단 열병합발전소 증기량 78만t
전년比 11%↓, 2015년보다 41% 줄어
공동폐수처리장 폐수유입량도 35~50%↓
산업단지 가동률 50% “얼마 없는 일감 갈라 먹어”
현실과 동떨어진 ‘제한 업종’ 규제 원흉 지목

대구염색산업단지 내 위치한 열병합발전소 전경. <염색공단 제공>

대구염색산업단지 내 위치한 공동폐수처리장 전경. <염색공단 제공>

염색폐수를 처리하는 공동폐수처리장. <염색공단 제공>
대구 경제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꼽혔던 대구염색산업단지의 굴뚝 연기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최근 10년새 입주 업체 작업량이 40% 넘게 감소하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어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염색산단 내 열병합발전소의 증기 공급량은 총 77만9천346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87만429t보다 10.8% 감소한 것으로, 10년 전인 2015년(131만4천711t)보다는 무려 40.7% 줄었다.
공동폐수장으로 들어오는 폐수 유입량도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월 공동폐수 1처리장과 2처리장의 폐수 유입량은 각각 895만㎡, 141만㎡로 확인됐다. 10년 전인 2015년보다 각각 35.2%, 51.6% 줄었다.
증기 공급량과 폐수 유입량은 생산량의 바로미터다. 염색업종 전용공단인 염색산단 입주업체들은 열병합발전소와 폐수처리장을 공동이용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섬유 염색 작업에 필요한 증기와 작업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의 동반 감소는 입주업체들의 작업량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와 직결된다.
경기침체는 산업계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지만, 대구 주요 산업단지 중 염색산단의 경영난이 유독 도드라진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올해 1분기 염색산단의 가동률은 55.7%로 대구지역 산업단지 평균 가동률(70.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국가산단(82.1%), 제3산단(76.0%), 달성1산단(73.1%), 검단산단(73.0%), 성서산단(70.4%), 서대구산단(67.0%) 등 경쟁 산단들과 비교조차 힘든 압도적 꼴찌다.
업계에선 이 같은 염색산단 경영난의 주요 이유로 현실과 동떨어진 '전용공단' 규제를 꼽는다. 1970년대 염색공장 난립으로 초래된 수질 및 대기오염 문제와 염색공업 발전을 위해 대구시는 공단 운영을 위한 조례를 공포하고,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난립한 염색업체들을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용공단을 조성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수십 년째 섬유업계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전용공단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졌고, 영세업체들의 발목만 잡는 낡은 규제로 치부되는 실정이다. 전용공단 규제가 없는 국가산단이나 3산단 등 다른 산단들이 비교적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염색산단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아울러 염색산단 인근 서대구역 개통과 대단지 아파트 건립으로 인해 증가한 환경민원 등 급부상한 '환경 리스크'도 전용공단 해제를 통해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전용공단 규제로 회원사 수는 예전 그대로(127개)인데, 일감은 절반 가까이 줄면서 부족한 물량을 갈라먹기 하는 수준으로 전락한 지 10년이 넘었다"며 "이대로라면 염색산단은 수 년내 와해될 수밖에 없다. 산단 자체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구책은 물론, 대구시에서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엽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