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대형선사 휴항 선언
임시 투입선도 고장 반복
주민 이동권 제약 갈수록 심화
관광산업 침체 지역경제 타격

기관 고장으로 휴항에 들어간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의 대체선인 썬라이즈호 출항 모습.<대저페리 제공>
경북 울릉과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 운항이 경영난과 잦은 고장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주민 생활과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주민들은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아 불편을 호소하고 있으며, 관광객 발길이 줄면서 지역 상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1일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울진을 오가는 대형 카페리 '울릉썬플라워크루즈'가 경영난으로 9월 한 달간 휴항에 들어갔다. 선사인 에이치해운은 2022년 취항 이후 누적 적자가 200억 원을 넘어서면서 더는 정상 운항이 어렵다고 밝혔다. 10월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
울릉~포항 항로 역시 마찬가지다.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지난 4월 기관 고장으로 장기 휴항에 들어가면서, 계열사가 소형 여객선 '썬라이즈호'를 임시 투입했으나 이마저도 연이어 고장을 일으켜 주민 불안감을 키웠다. 현재 이 배는 수리를 거쳐 다시 정상 운항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사태는 울릉 주민들에게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병원 진료, 학업, 생필품 조달 등을 위해 육지를 오가는 주민들은 예측 불가능한 결항 탓에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 주민은 "배가 멈추면 사실상 고립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관광산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울릉도를 찾는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숙박업과 음식점, 기념품 상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마저 잇단 결항으로 관광객 유치에 차질을 빚어 지역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울릉군과 울진군은 최근 연석회의를 열고 항로 유지 방안을 논의했으나, 선사의 경영난과 이용객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울릉 주민들도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항로 안정화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정병수 울릉군 해양수산과 팀장은 "정부와 경북도에 국도비 지원을 요청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울릉군은 주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객선 할인 지원 예산을 추경 편성했다. 안정적인 항로 확보와 주민 교통 편의를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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