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 안팎 온도 차 30℃ 넘겨
더위와 함께 출하량 급증
급격한 기온 변화에 작업자 피로 누적

2일 오후 2시쯤 대구 서구의 한 얼음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각얼음을 비닐에 담고있다.

2일 오후 3시쯤 대구 서구의 한 얼음공장에서 작업자들이 135㎏짜리 대형얼음을 나르고 있다.
"밖은 '폭염'이지만 공장은 사계절 내내 '엄동설한'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35℃에 달한 2일 오후 2시쯤, 대구 서구의 한 얼음 공장에서 만난 22년 차 얼음공장 직원 김성기(47) 씨가 건넨 말이다.
공장 문을 열자 외부의 뜨거운 공기가 단숨에 사라졌다. 실내 온도는 1~2℃에 불과했다. 외부와의 온도차가 30℃ 이상 나는 셈이다. 컨베이어 벨트에는 각얼음이 일정 간격으로 떨어졌고, 직원들은 얼음을 포장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김성기씨도 이날 겨울용 외투를 걸쳐 입은 채 얼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는 폭염 속에 옷을 겹겹이 껴입고 있으면 불편할 때도 많지만, 얼음을 다루다 보면 한 여름에도 추위에 몸이 얼어붙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김씨는 "밖에서는 반소매만 입어도 덥다. 그런데 우리는 안에서 계속 얼음이랑 맞닿아 있으니까 긴 옷을 안 입으면 몸으로 들어오는 냉기 때문에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지면 얼음 주문량은 급증한다. 하루 평균 출하량이 다른 계절 대비 1.5배까지 늘어난다. 오전 작업에 이어 오후 작업에 돌입한 김 씨는 작업 속도를 배로 끌어올렸다.
그는 "폭염이 심해질수록 얼음 수요가 늘어 작업 시간도 늘어난다"며 "밖에서 일하는 분들이 더 힘들 거라 생각하면서도, 작업하는 내내 기온 차가 급격히 바뀌다 보니 몸에 피로가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쯤 트럭 한 대가 공장 앞에 도착하자 출하장 안쪽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재빨리 포대를 옮겨 실었다. 한 포대당 무게는 15㎏ 남짓. 냉기를 품은 얼음 포대가 밖으로 나오자 직원들은 얼음이 녹을까 봐 재빨리 트럭 적재함으로 옮겨 실었다.
얼음을 적재하던 김 씨는 "한여름이라도 여기선 얼음 때문에 손끝이 금방 얼어붙는다. 장갑을 껴도 오래 일하면 감각이 둔해진다"며 "바깥에서 물건을 옮길 땐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다시 작업장 안으로 들어오면 땀이 순식간에 마르면서 체온이 훅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구경모(대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