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909023464875

영남일보TV

[돌직구 핵직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

2025-09-10 06:00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최근 한반도 관련 세가지 사건이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국제 정치경제 구조의 거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행사와 군사 퍼레이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등장했다. 국제적인 주요 행위자로 등장한 김정은이 두 지도자와 대등한 반열에 섰다. 중국의 이번 전승절 기념식은 대내 통합적인 목적도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미국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는 게 더 큰 목적이다. 그 무대에 김정은이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했다. 향후 한반도 변화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미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3백명 체포 사건. 미국 조지아 주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국토안보수사국과 이민세관단속국이 단속을 벌였다.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보도되었다. 우리 기업이 8조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짓는 공장에 최대규모 단속을 했다고 한다.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어 무사히 귀국한다니 다행이다. 복잡한 미국의 비자 문제 해결은 향후 정부간 협상에 맡겨두자. 하지만 '혈맹'이라는 한미 관계로 봤을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향후 약 5백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기업 운영과 근로자의 안전, 그리고 반대 급부는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


셋째 2019년 초 미국의 최정예 특수부대가 벌인 북한 침투 작전.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에 이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었다. 미국은 김정은에 관한 정보가 필요했다. 통신 도청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해군전투단(일명 네이비실)을 북한에 침투시켰다.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당시 승인을 내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몰랐다'고 부인한다. 만약에 북한이 미군의 침투를 인지하고 군사적 대응에 나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정부는 알고 있었을까?


위의 사건들은 최근 국제질서의 근본 구조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첫째 국제 질서 구조가 다극화(multipolar)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일원적 패권구조(unipolar hegemony)는 무너졌다. 세계는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EU 등으로 힘의 분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보수주의 정치학자인 존 미어샤이머(John Mearsheimer)와 진보적인 경제학자인 리처드 울프(Richard Wolff) 공히 인정한다. 둘째 미국의 일방적 자국중심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 동맹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 한국과 일본과 EU에 대한 경제와 군사비 인상을 압박한다. 반면에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호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동맹은 흔들리고, 국제 규범은 무너지고, 개인 차원의 스타일은 신뢰 불가능하다.


우리의 전략적인 대응이 과제이다. 군사적으로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안보 관리가 우선이다. 자체 '핵 능력'(nuclear power)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국방을 자주화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기존의 미국과 중국 이외에 제3시장 개척이 하루빨리 필요하다. 경제성장율이 높은 동남아시아, 제조업이 부족한 아랍과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 등 적극적인 진출이 요구된다. 과학기술 투자와 개발을 통해 국제 디지털 질서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새로운 질서 변화기에는 타인에 의존하기 보다는 주체적인 의지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