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억9천600만원 의무 고용 부담금 내고도 개선 없어
서울대병원 20억 넘게 납부…“공공기관 본분 망각” 지적
경북대병원 전경 <영남일보DB>
대구경북 지역 공공의료의 거점인 경북대학교병원을 포함한 전국 국립대병원들이 장애인 의무 고용 기준을 지키지 못해 막대한 고용 부담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의료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직무 발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 경북대병원 고용률 2.22% '최하위'…부담금 전국 3위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국립대병원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14곳 국립대병원 중 법정 의무고용 비율(3.8%)을 충족한 곳은 경북대치과병원, 강원대병원, 강릉원주대치과병원 등 3곳에 불과했다.
특히 경북대병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2.22%에 그쳐 전국 국립대병원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법정 기준보다 1.58%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경북대병원이 지난해 납부한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6억 9천600만 원으로, 서울대병원(20억 5천400만 원), 전남대병원(9억 9천100만 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14개 국립대병원이 납부한 전체 부담금은 총 52억 4천200만 원에 달한다.
◆ "의료계 특수성" vs "직무 발굴 노력 부족"
국립대병원 측은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원인으로 의료기관의 특수한 인력 구조를 꼽는다. 경대병원 사무국은 "전체 인력의 대다수가 면허와 자격증이 필수적인 의료직으로 구성되어 있어, 적합한 직무를 가진 장애인 인력을 확보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시각은 다르다. 의료직이 아니더라도 행정, 전산, 환자 안내, 물품 관리 등 장애인 배치가 가능한 비의료 직군에서조차 직무 발굴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강경숙 의원은 "국립대병원은 지역 공공기관으로서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부담금 납부로 책임을 갈음하기보다 장애인 적합 직무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도 개선과 공공의료의 역할 고민해야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치 상향 독려를 넘어 시스템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병원이 장애인 고용을 '벌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에서 벗어나려면,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 우선구매를 확대하거나 맞춤형 직무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공의료의 보루인 국립대병원이 장애인 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처방전'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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