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민간투자 협약…2030년까지 600여 개 일자리 창출
신라밀레니엄파크·주유소 부지 개발 조감도 공개…재개발 본격화
규제 완화로 숙박·상업·체험시설 결합…체류형 관광지 전환

경주 보문관광단지 옛 주유소 부지 개발 예정 조감도. 복합형 호텔과 상업시설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주 보문관광단지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 개발 예정 조감도. 리조트와 체험시설 조성이 추진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북문화관광공사 대회의장에서 열린 POST-APEC 보문 2030 민간투자 상생 협약식 모습. 11개 기업이 참여해 2030년까지 5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1975년 국내 최초 관광단지로 출범한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APEC을 계기로 50년 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때 전국 관광객이 몰리던 대표 명소였지만 민간투자 부재와 규제, 시대 변화 속에서 활력을 잃으며 침체의 늪에 빠졌던 보문단지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15일 기업들과 'OST-APEC 보문 2030 민간투자 상생 협약' 맺었다. 단지 내 10개 부지에 11개 기업이 참여해 2030년까지 5천억 원을 투자하고 600여 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단순히 오래된 시설을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보문단지의 체질을 바꾸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의 전환점은 지난 4월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이다. 새롭게 도입된 복합시설지구 제도가 보문단지에 적용되면서 숙박·상업·휴양오락 시설을 한 건물에 함께 설치할 수 있게 됐다. 50년 동안 단일 용도에 묶여 있던 개발 규제가 풀리면서 민간투자의 물꼬가 열렸다.
새로 들어설 시설은 복합리조트, 관광형 증류소, 체험형 상업시설 등이다. 특히 우양산업개발<주>(힐튼경주)은 10년 넘게 방치된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를 호텔과 글램핑 등 대규모 리조트 단지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또 <주>골든블루도 이 부지 내에 K-위스키 등 관광형 증류소와 복합문화공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케이<주>는 경주엑스포대공원 인근 옛 주유소 부지에 리조트형 호텔 등 복합 상업·숙박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특화레스토랑과 카페 단지, 야외 레저파크, 스파·웰니스 호텔 등도 조성된다.
공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업체 11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사업계획서를 평가했다. 조성계획 변경 이후에는 2년 내 착공, 5년 내 준공을 원칙으로 엄정히 관리한다. 불이행 시 협약 해제, 원상복구, 이행보증금 몰수 같은 강력한 제재도 따른다.
투자기업들은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약속했다. 장학금 지원, 지역 인재 채용, 시민 할인제도 등을 통해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여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보문관광단지는 이제 세계 관광지와 경쟁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APEC을 계기로 수도권 중심 관광 흐름을 바꾸고 제2의 보문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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