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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픽] 가을빛 물드는 포항, 산과 절이 어우러진 나들이 명소

2025-09-25 17:37

폭포와 사찰이 어우러진 북구 내연산·보경사 가을길
고즈넉한 천년고찰과 단풍 명소, 남구 운제산·오어사

내연산 12폭포 비경. <포항시 제공>

내연산 12폭포 비경. <포항시 제공>

가을은 그 어느 계절보다 걷기 좋은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하며, 산과 들은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든다. 경북 포항은 북구의 내연산과 보경사, 남구의 운제산과 오어사가 대표적인 가을 나들이 명소로 손꼽힌다. 유서 깊은 사찰과 장쾌한 자연 풍광이 어우러진 내연산과 운제산에서 깊어가는 계절의 정취를 만끽해 보자.


먼저 북구 송라면에 자리한 내연산은 높이 710m로, 해발만 보면 그리 높지 않지만 바다와 맞닿은 지형 덕분에 더욱 웅장하게 다가온다. 내연산을 휘감아 흐르는 청하골은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계곡으로, 특히 열두 개의 폭포가 이어지는 비경은 '소금강'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다. 천년고찰 보경사를 지나 걷기 시작하면 상생폭포부터 보현폭포, 삼보폭포, 잠룡폭포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각기 다른 모양과 소리를 지닌 폭포들이 이어져 걷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관음폭포와 연산폭포에 이르면 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기암절벽을 타고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와 푸른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가을빛을 머금어 더욱 청량하다. 왕복 두 시간 남짓이면 주요 폭포들을 둘러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에도 부담이 없다.


내연산 초입에 위치한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고찰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담한 경내와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이다. 보물로 지정된 원진국사비와 부도를 비롯해 오래된 문화유산이 전하는 역사의 숨결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


운제산 오어사의 사계. <포항시 제공>

운제산 오어사의 사계. <포항시 제공>

남구 오천읍의 운제산과 오어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가을 명소다. 운제산은 높이 482m로 아담한 산세를 지녔지만, 신라 시대 고승들이 수도했던 전설과 더불어 곳곳에 자리한 암자와 절벽이 고즈넉한 운치를 자아낸다. 여러 등산로가 마련돼 있어 체력과 일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데, 오어사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다녀오는 1시간 30분 코스가 가장 대중적이다.


운제산 자락에 자리한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절 이름은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죽은 물고기를 살려내던 법력에서 유래했는데, '내가 살린 고기다'라는 다툼 끝에 '나 오(吾), 고기 어(漁)'를 따 '오어사'라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웅전을 비롯한 여러 문화재가 사찰의 깊은 역사를 보여주며, 특히 가을이면 단아한 전각과 단풍나무 숲이 어우러져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든다.


오어사와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은 오어지다. 1960년대 조성된 저수지이지만, 사계절 풍경이 아름다워 포항 시민은 물론 외지인에게도 사랑받는다. 저수지 둘레를 따라 조성된 7㎞의 산책로는 가볍게 걷기 좋고, 잔잔한 수면에 산 그림자가 비치는 모습은 계절마다 색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특히 가을철, 붉게 물든 운제산 자락이 호수에 비칠 때의 장관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수채화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인 원효교는 화려한 채색과 상징성을 지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웅장한 폭포와 단아한 산사의 고즈넉함, 잔잔한 호수와 단풍이 함께하는 내연산과 운제산은 도심을 벗어나 잠시 호흡을 고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올해 가을, 포항의 산과 절을 찾아 천년의 숨결과 자연의 청량함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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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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