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미우호 70주년 기념 경북씨름대축전, 올해 경찰씨름 활성화

김영수 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진흥원 사무국장<박용기 기자>

김영수 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진흥원 사무국장이 주한민군과 구미경찰서로부터 받은 감사장과 감사패<박용기 기자>
"강한 자는 이유를 찾지 않는다. 그냥 해낼 뿐이다."
김영수(43) <사>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진흥원 사무국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태도를 담아낸 이 말은 김 국장이 자신의 일과 삶을 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치밀한 계획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에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함께하기 어려운 사람, 피곤한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지만, 막상 일을 끝내고 나면 모두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든다. 그만큼 일처리가 완벽하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자'라는 김 국장의 인생 철학도 최근 빛을 보고 있다. 김성조(16~18대·구미갑) 3선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 국장은 당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치인은 물론, 정부부처 공무원, 경찰, 기업인 등 범위도 넓다. 허풍이라고 믿지 않던 사람들도 이내 김 국장의 지역을 초월한 인맥에 놀라기 일쑤다.
2023년 한미우호 70주년을 기념한 경북씨름대축전과 올해 진행 중인 경찰씨름 활성화도 김 국장의 굳은 의지와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인생철학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경북씨름대축전은 주한미군과 아무런 인연이 없고 군부대 특성상 높은 협업 문턱에 무산위기에 놓였지만, 김 국장의 사정을 안 한 지인이 칠곡군에 있는 주한미군 관계자를 소개하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 길로 김 국장은 부대로 한달음에 달려가 사업 추진 배경과 계획을 설명했고 그 의지와 열정을 본 주한미군 관계자로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
주한미군 병사들은 이태현 씨름진흥원 이사장(전 천하장사·용인대 교수), 구미시청 씨름단과 3개월 동안 씨름 연습과 훈련을 함께하며 땀을 흘렸다.
그 결과 그해 12월 구미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린 씨름대축전에서 프로 씨름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당시 한 미군 장병은 씨름 축전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 복무 기간을 연장했으며, 다른 장병은 휴가도 반납하며 훈련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경찰씨름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2023년보다 예산이 절반가량 삭감되면서 교육 프로그램 외 다른 사업은 꿈도 꿀 수 없었지만, 씨름을 활용해 최근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마약과 보이스피싱, 노쇼 사기 예방에 노력하자는 김 국장 제안에 경찰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 국장은 해병대 출신으로 TV 개그 프로그램에서 '몇기야'로 유명한 개그맨 박경호씨와 함께 씨름을 이용한 체포술 교육에 이어 예방 영상 제작에 들어갔다.
영상은 김 국장이 기획했고 제작에 필요한 장비는 경찰청과 구미경찰서 등에서 지원했다. 이렇게 제작한 영상은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도 게시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구미 광평중학교에서는 '샅바는 잡고 범죄는 놓아라 -씨름으로 배우는 범죄예방교실' 도 열었다. 이날 김 국장은 대한체육회와의 협업으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학교로 초청해 학생들과 즉석 탁구 대결을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 회장은 인연을 잊지 않고 광평중에 자신의 사인이 담긴 탁구공을 전교생 수 만큼 선물했다.
이후 구미경찰서는 경찰 업무 발전에 이바지한 공으로 이태현 이사장과 김영수 사무국장, 구미시청 씨름단 정창진 감독, 차승진 코치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앞서 한국에 주둔 중인 미 육군물자지원사령부로부터는 한미동맹 강화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 두 사업은 우리나라 전통씨름 세계화를 위한 문화재청 공모사업 '국가무형유산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씨름진흥원과 경북도, 구미시, 구미시체육회가 함께 추진했다.
김 국장은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말은 저 스스로가 용납되지 않는다"며 "길을 찾으려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답이 보인다. 인생도 마찬가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을 통해 씨름 부흥의 초석을 튼실히 하고, 새롭고 즐거운 씨름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씨름 부흥과 종목 세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용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