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3일)부터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다음주 금요일(10일)까지 쉰다면 10일간으로 역대 가장 긴 연휴다. 귀향이나 혹은 해외여행으로 모두 들떠 있는 것과 달리 지역 의료계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평소에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응급실과 수술실이 포화상태이다 보니, '연휴 포비아(공포)'라고 부를 정도다. 대구지역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중증·외상 환자는 대형병원으로 몰려 의료진은 과중한 업무로 탈진 직전까지 내몰린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응급·외상 환자의 경우 대부분 대형병원으로 몰려들기 때문에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응급실이나 수술실을 구하지 못한 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가능성이다. 실제로 코로나 때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당시 환자들이 병원에서 병원으로 난민처럼 떠돌다 치료시기를 놓쳐 숨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수도권 대형병원에도 환자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지방은 대체할 병원이 적기 때문에 더욱 취약한 실정이다.
연휴기간이 길어 장거리 이동 및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응급·외상환자 발생 가능성도 높아짐에 따라 지자체와 의료계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공공 응급의료 컨트롤타워를 강화해 지역별로 환자를 분산시키는 것은 물론 중소병원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진이나 병상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병원내 일부 의료진에 집중되는 과부하를 피하기 위해 유연한 인력 활용 방안도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 같은 전염병 유행도 우려됨에 따라 정부는 위급상황에 대비한 의료정책의 틀을 정비해 국민건강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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