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공무원 자필 메모에 野 강압수사 주장
국민의힘 “괴물특검법” 추진 예고
민주당 “野 인간적 예우 지키라”

12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KT웨스트빌딩 앞에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받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 등 단체들은 이날 오후 간이 분향소를 설치하고 특검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연합뉴스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 사망 사건과 관련, 여야가 거센 공방에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 더 센 특검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탄생한 괴물 특검이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에게 오히려 폭력을 가하고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평범한 공무원이 '사실대로 말했다'는 이유로 추궁당하고, 다그침을 받은 끝에 결국 생을 마감했다.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반복된 추궁과 회유가 있었다면 수사가 아니라 '고문'이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받고 사망한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가 생전 남긴 것이라며 SNS에 메모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A씨의 유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이 고인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정작 유서는 유족에게 공개하지 않자, 국민의힘이 비판의 수의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공개한 A씨의 한 장짜리 자필 메모에는 '수사관의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해도 계속 다그친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한다. 전날 잠도 못 자고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고 너무 힘들다'라는 내용이 적혔다.
주진우 의원은 "언론에 공개된 메모 1장 외에도 더 많은 분량의 유서가 있다고 한다"면서 "민중기 살인특검의 범죄를 밝힐 중대한 물증"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중기 특검 폭력수사 특검법'(가칭)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은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를 먼저 지키길 바란다. 존엄한 한 사람의 죽음 앞에 경건한 예의와 애도를 표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며 "특검 흔들기를 멈추고 수사에 협조하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A씨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한 적이 없고, 다른 공무원들이 2회 이상 조사 받은 것과 달리 A씨는 단 한 차례 조사만 받았다"며 강압수사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