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성적하고, 남편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대형마트에서 4인 가족이 며칠간 먹을 반찬거리와 생필품을 샀더니 10만원이 넘어서 기분이 상했다는 가정주부의 푸념이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 기준)로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7월에는 2%를 유지했으나, 9월 2.1%, 10월 2.4%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생활물가는 외국과 비교해 아주 높다.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의식주 물가 100 기준으로 분석한 한국의 의류 물가는 161, 식료품은 156, 주거비는 123 수준이다. 2021년 이후 지난 5월까지 필수재 중심의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9.1%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3.2%포인트 높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국내 가공식품 가격은 1년 만에 크게 올라 34개 식품 중 24개 품목이 1년 전보다 평균 7.1% 올랐다. 품목별로는 맛살이 50%, 커피믹스 34.5%, 고추장 25.8%, 콜라 22.6%, 컵밥 22.2%, 카레 18.0% 상승했다.
요즘 골목상권은 식자재, 임대료, 인건비 부담에다 물가 인상까지 겹쳐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아우성이다. 경제학자들은 소비 위축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주범이라고 한다. 매월 수입은 빠듯한데 지출은 많아지니 마음이 편치 않아 미래도 없다. 일상생활과 직결된 고물가 문제를 해결해야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진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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