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퀴라소는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으로 베네수엘라 바로 위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인구 18만5천명. 면적 444㎢. 우리나라 한 개 군만 하다. 놀랍게도 이 나라 축구팀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렇게 작은 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전례가 없었다. 인구가 2억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14억명이 넘는 인도, 중국도 본선진출에 줄줄이 실패한 것을 보면 기적이라 할 만하다.
이 축구팀은 네덜란드 덕으로 자랐다. 2020년 감독에 부임한 거스 히딩크(79)는 네덜란드 본국의 우수한 선수를 많이 끌어왔다. 현재 감독 딕 아드보카트(78)도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못 들어가는 우수한 선수를 데려왔다. 아드보카트는 월드컵 참가팀 감독 중 최고령 감독이지만 열정은 아직 불같다. "못 이기면 적어도 지지는 말아라." 정말 지난 18일 응원단이 두 대 전세 비행기로 자메이카 킹스턴 경기장으로 날아간 결과 자메이카와 비김으로써 퀴라소는 본선진출이 확정되었다. 이 나라는 난리가 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내 병환 때문에 네덜란드에 가 있어서 원격 코치를 했다.
이제 플레이오프전으로 올라올 6개 팀을 제외하고는 본선 진출 42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이 퀴라소 팀은 약팀 그룹인 4포트에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는 2포트에 들어 있는데 4포트의 한 팀을 데리고 리그를 치러야 한다. 아마 이탈리아와 덴마크가 플레이오프전을 치르고 올라올 것이고 그러면 이 포트에 든다. 12월 6일 조 추첨에서 이들 강팀에 걸리면 긴장하겠지만 이 퀴라소 팀을 만나면 미소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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