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
대통령 “물 문제로 고생하는 대구시민 위해 신속하게 해결되길”
전문가, 복류수·강변여과수 ‘유의미한 대안’이나 한계 검토도 필요
대구 취수원 다변화 정책의 유력 대안으로 검토되는 강변여과수 모식도. 대구시 제공
대구 취수원 다변화 정책의 유력 대안으로 검토되는 복류수 모식도. 대구시 제공
17일 이재명 대통령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0년 넘게 대구시민을 희망고문해온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방안으로 '강변여과수·복류수' 활용을 제시하자, 대구시는 "수량과 수질이 담보될 시 좋은 대안이다. 신속한 용역 진행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 식수원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이날 정부가 제시한 강변여과수는 강바닥과 제방의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며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이다. 복류수는 강바닥 아래 자갈층과 모래층을 따라 흐르는 물이다.
영남일보 취재결과, 이날 대구시는 충분한 수량과 수질이 담보될 경우, 강변여과수와 복류수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강변여과수 및 복류수 활용 관련 정부 용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감지된다.
대구시는 대구를 비롯한 고령, 성주, TK공항 관련해 필요한 수량은 60만t 정도로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가 대구 취수원 문제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갖고 해법을 제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활용은 수량과 수질이 담보된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구미 해평이나 안동댐 이전안과 비교했을 때 지역간 갈등발생 소지도 적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활용에 관한 용역이 내년 3월쯤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며 "속도감 있게 용역을 진행해 하루빨리 대구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 공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대구 취수원 다변화 정책과 관련해선 강변여과수·복류수 활용 방안, 구미 해평지역 이전(민선 7기), 안동댐 이전(민선 8기)이 제시됐었다.
전문가들도 복류수와 강변여과수가 대구 취수원 다변화와 관련해 유의미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취수원 다변화와 함께 낙동강 수질개선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경북대 이승준 교수(응용생명과학부)는 "취수원 다변화는 근본 해결책은 아니지만, 중단기적으로 필요한 정책은 맞다. 수질 등의 측면에선 안동댐이나 구미 해평 이전안보다 복류수·강변여과수가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며 "다만, 복류수·강변여과수도 언젠가 수량 등의 한계에 도달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책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근본 대책으로 낙동강 자체의 수질 개선 노력도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이후 불거진 대구시민 식수안전문제는 30년 이상 지속돼 왔다. 하지만, 정권과 관련 지자체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기만 할 뿐 해법은 찾지 못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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