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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메일] 덴탈시티 대구, 방문구강관리의 시험대에서 빛날것인가?

2026-01-26 06:00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돌봄통합법은 특정 의료서비스 하나를 도입하는 법이 아니다. 이 법의 본질은 의료, 요양, 돌봄, 일상생활 지원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지역사회 안에서 지속적인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있다.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재활, 생활지원, 주거 연계 등 다양한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핵심이며, 치과 방문진료 역시 그 구성 요소 중 하나로 포함된다.


대구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도시다. 노인 인구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기반 건강관리체계는 충분히 갖춰졌다고 보기어렵다. 특히 구강건강 영역은 개인의 책임으로 인식되어 왔다. 경제적 여건, 이동능력, 가족돌봄 여부에 따라 치과 진료 접근성의 불평등 격차는 크고, 같은 대구안에서도 지역별 차이는 뚜렷하다. 이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강건강의 불평등으로 고착된다.


치과 방문진료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방어막이다. 치과진료는 특성상 크고 작은 장비가 필요해 모든 치료를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그러나 방문구강진료의 핵심은 방문진료의 완전한 대체가 아니라 이를 위한 관리와 판단에 있다. 구강보건교육, 위생 관리, 정기적인 상태점검을 통해 현재 구강상태를 평가하고, 언제 의료기관에서 본격적인 치료가 필요한지를 전문적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있다. 이는 치과 진료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게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러한 관리 체계가 구축될 경우 그동안 치과의료에서 소외된 계층이 얻는 이점은 크다. 통증이 심해진 뒤 응급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줄어들고, 불필요한 발치나 입원 가능성도 낮아진다. 구강 상태 악화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의 악순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삶의 질 개선, 의료비 부담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목표인 예방 중심의 돌봄이 실현되는 것이다.


문제는 준비다. 제도는 3월부터 시행되지만, 대구의 치과 분야 통합돌봄 준비의 소식은 조용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차원에서의 치과 방문진료와 관련한 급여 구조나 행정 절차가 구체화되지 않았고, 대구시 역시 인력구성, 서비스 범위, 조례제정 방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전무하다. 사실 이는 우리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지자체 및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도 아직 이 사업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제대로된 준비를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대구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들어설 도시다. 치의학 연구와 산업, 공공의료를 선도하는 덴탈시티를 지향한다면서, 지역사회 돌봄에서조차 치과의 역할을 구현하지 못하는 모습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통합돌봄, 그중에서도 구강보건 영역은 대구가 먼저 앞서서 말이 아닌 실행으로, 대한민국 치과정책의 롤모델이 될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현실적인 무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시가 준비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보건소 중심의 공공 역할과 민간치과의 참여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별 수요를 어떻게 파악하고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단순한 시범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역할이 크다. 방문구강관리와 진료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예방 중심 서비스에 대한 재정적 뒷받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이 불분명할수록 현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역 치과계 또한 준비의 주체다. 통합돌봄은 기존 진료방식을 그대로 확장하는 사업이 아니다. 공공성과 지역성을 이해하고, 보건소 및 타 직역과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설정이 필요하다. 방문구강진료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 풀 구성, 교육, 표준화된 진료와 관리모델 마련 역시 치과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돌봄통합법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다. 치과 방문진료는 통합돌봄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그 준비 수준은 제도 전체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대구가 초고령 사회를 책임 있게 맞이하고, 덴탈시티라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구체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 시민의 일상속으로 들어가는 제도는, 준비된 지역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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