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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농업리포트·6·끝]흙 없는 밭에서 자라는 상추, 대구 근교 반자동 스마트팜

2026-01-31 13:53

반자동 농장에서 본 현실적인 스마트팜
자가 시공·직거래로 유지되는 도시 근교 농업
작은 규모, 짧은 유통, 신선함으로 경쟁력 높여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상추. 김현목 기자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상추. 김현목 기자

첨단 장비가 접목된 똘똘한 농가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높은 인건비·농촌 노령화 등 현실적 위기, 귀농 유도를 통한 농업 살리기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초기 자본이 많이 소요되고 농사를 망칠 경우의 리스크가 스마트팜 조성을 주저하게 한다. 이에 농민들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요소를 활용, 스마트팜에 준하는 방식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대도시 대구의 농업전선도 예외는 아니다. 시작이 반이다.


◆흙을 찾기 힘든 농사 현장


지난 22일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비닐하우스. 외관부터 다른 비닐하우스와는 달랐다. 높다란 천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하우스 문을 여는 순간 1천983㎡ 규모의 넓다란 비닐하우스에 상추가 재배되고 있었다. 일반 비닐하우스 3동을 하나로 묶은 탓에 보기에도 충분히 '넓다'는 인상을 줬다. 상추는 땅이 아닌 거터(gutter·홈통)에서 자랐다. '딱·딱' 일정한 간격으로 튀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에서 울리는 소리다. 수경 재배 베드를 따라 물이 흐르는 소리다. 흙냄새 대신 물과 플라스틱, 갓 자란 상추가 하우스를 가득 채웠다.


하우스는 최첨단 스마트팜과는 조금 달랐다. 모바일폰 하나로 모든 환경을 통제하는 ICT 집약형 농장이 아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농부는 이를 '반자동 스마트팜'이라고 설명했다. 온도 센서가 일정 수치를 넘기면 개폐기가 자동을 작동하고, 타이머에 맞춰 물과 영양액이 순환한다. 최첨단으로 하려면 유지비가 감당이 안 된다. 이 농가 주인은 "필요한 만큼만 자동화됐다"고 귀띔했다.


하우스 안엔 허리 높이의 재배대가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다. 흰색 거터 위에 상추 뿌리는 흙이 아닌 스펀지에 고정돼 있다. 꽃꽂이에 쓰는 플로랄 폼처럼 물을 머금는 재질이다. 영양분이 섞인 물이 수로를 따라 계속 흐르고 상추는 그 물을 그대로 흡수한다. 수경재배 방식이다.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상추 비닐하우스에서 모종이 함께 크고 있다. 김현목 기자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상추 비닐하우스에서 모종이 함께 크고 있다. 김현목 기자

흙이 없으니 잡초 등 방해 요소가 생길 여지가 없다. 땅위에서 이뤄지는 작업보다 동선이 단순해지고 허리를 굽히는 일이 줄어든다. 재배대 높이는 사람의 작업 피로를 최소화하도록 맞춰져 있다. 나름 최적의 작업환경이다. 다른 한쪽엔 상추 씨와 모종이 자라고 있다. 재배대에서 상추를 수확하고 포장까지 한번에 한다. 상추가 빠진 자리는 곧바로 모종을 이식해 다시 키운다. 순환이 빠르게 이어지도록 한 것. 작업이 멈추지 않게 하는 게 수경재배의 핵심이다.


◆재배하기 힘든 여름, 가격은 가장 좋아


수경재배 방식으로 자라고 있는 상추로 흙을 찾아볼 수 없다. 김현목 기자

수경재배 방식으로 자라고 있는 상추로 흙을 찾아볼 수 없다. 김현목 기자

상추는 한여름엔 25일, 겨울도 35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여름엔 빨리 크지만 가볍다. 겨울은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잎이 단단하고 무게가 잘 나온다. 생육이 빨라서 살펴야할 부분이 적잖다. 하우스에서 물은 곧 '생명'이다. 하루에 순환되는 물 의 양만 수십 t에 이른다. 완충 지대(흙)가 없어 한여름에 물 공급이 막히거나 순환이 멈추면 피해는 순식간에 전 재배대로 확산된다. "여기는 한 줄만 죽는 게 아니라, 다 죽는다"는 농부 말이 허언은 아닌 것 처럼 들렸다.


여름은 가장 신경 쓰이는 계절이다. 상추는 대표적인 냉기 작물이어서 더위에 취약하다. 여름 상추 가격이 비싼 이유다. 그래서다. 물 온도를 조절해 상추가 '완전히 시들지 않을 정도'의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실외 온도가 35℃까지 올라도 물 온도를 30℃ 안팎으로 맞추면 상추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버틴다.


천장이 높은 것도 이유가 있다. 여름철에 열을 위로 빼준다. 겨울엔 커튼을 치면 내부 열이 천천히 빠져나가게 해준다. 온도가 내려가는 속도를 늦출수록 생산비용은 절감된다.


수확된 상추는 대부분 로컬푸드 매장으로 향한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지역 소비자와 바로 만나는 셈이다. 하우스를 운영하는 한 농부는 "생산량으로 승부하긴 어려운 조건이다. 속도와 효율, 유통 방식에 집중하는 게 상추 농사를 잘 짓는 비법"이라고 했다.


대구산 상추를 비롯한 시금치·청경채 등 엽채류는 달성군과 북구에서 주로 재배된다. 시설하우스에 연중 재배할 수 있고, 단기 작물 위주로 회전한다. 연간 3~4개 작물을 혼합구성해 재배한다. 겨울은 쌈채류의 단가가 높지만 수요도 많아 수익률이 높다. 재배면적은 846 ㏊며 농가 수는 6천585호다. 연간 2만8천71t이 생산되며 농산물도매시장·소매상·대형 유통업체나 학교급식 등에 납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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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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