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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농업리포트 ⑤] 삼겹살 단짝에서 지역 특산물로…대구 미나리의 ‘신분 상승’

2026-01-26 16:16

달성 화원-팔공산 자락 재배
지하수 풍부해 여름작농 가능
11월부터 찾는 손님들 많지만, 향과 식감은 설 지나야 제대로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한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가 자라고 있다. 김현목기자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한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가 자라고 있다. 김현목기자

대구 미나리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달성군 화원읍과 팔공산 인근을 중심으로 재배지가 형성됐다.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기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빨리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겨울철과 봄철을 대표하는 대구 지역특산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사람 손으로만 자라나는 미나리


지난 19일 찾은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일대. 도로변을 따라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호 미나리'라는 입간판들이 내걸려 있어, 이 일대가 미나리 주산지임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원조'를 내건 미나리 농가 쪽으로 이동했다. 비닐하우스 6동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우스 문을 여는 순간, 칼바람이 부는 바깥 날씨와 다른 환경이 나타났다. 눅눅한 흙내와 풀향이 하우스 내부 공기를 가득 채웠다. 발을 내딛자 장화 밑창이 진창에 빠졌다. 물과 흙이 뒤섞인 바닥 위로 무릎 높이까지 자란 미나리가 빼곡했다.


하우스 중앙의 좁은 통로 한쪽에선 수확작업이 한창이었다. 장화를 신은 작업자가 몸을 숙여 미나리를 한 움큼씩 쥐고 낫질을 했다. 수확한 미나리는 곧바로 손수레 위에 계속 쌓였다. 수확 작업에 활용되는 특별한 기계는 없어 보였다. 씨앗을 뿌리는 순간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이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었다. 작업 중이던 한 인부는 취재진에게 "미나리는 기술보다 사람이 더 많이 들어가는 작물"이라고 설명했다.


수확된 미나리는 하우스 한편 작업대에서 선별 과정을 거친다. 의자에 앉은 작업자들이 미나리를 한 줌씩 집어들고 쓸모없는 잎과 줄기를 빠른 손놀림으로 떼어낸다. 바닥엔 잘려나간 줄기가 소복이 쌓였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한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를 베고 있는 농부의 모습. 김현목기자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한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를 베고 있는 농부의 모습. 김현목기자

하우스 인부들은 취재진에게 "미나리 농사의 출발점은 씨앗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줄기 아랫부분에 붙은 '마디'가 씨앗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마디는 바로 심어서는 자라지 않고, 반드시 겨울을 나야 한다고 했다. 통상 11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수확한 마디를 포대에 담아 저장고에 넣고 한 달가량 보관한다. 인부들은 이를 '결잠을 재운다'고 표현했다.


마디를 물이 흐르는 하우스로 옮기면 추운 날씨에도 새싹이 돋아 난다. 이렇게 자란 미나리가 설 명절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수확해 밥상에 오르는 바로 그 '봄 미나리'다. 통상 이때 출하되는 미나리는 줄기 아랫부분인 '대공'이 붉게 물들어 있고, 속도 옹골지게 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원읍 일대에서 가장 먼저 미나리 재배에 나선 김선칠(69)씨는 "요즘은 11월부터 미나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며 "사실 미나리는 설을 지나야 제 맛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겨울채소로 인식하지만 향과 식감은 겨울을 온전히 견딘 미나리를 따라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미나리 농사의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미나리는 지하수를 끌어와서 재배한다. 겨울은 비교적 따뜻하고 여름에는 차가운 지하수 덕분에 사계절 재배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온이 -10~15℃까지 떨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하우스 가장자리부터 얼음이 잡히고 미나리 잎 끝이 붉게 타들어간다. 외형은 다소 거칠거칠해 보여도 냉기를 맞은 미나리는 당도와 향이 오히려 더 강해진다고 하우스 인부들은 전했다.


미나리 농사엔 쉬어가는 계절이 없는 셈이다. 여름엔 씨앗을 키우기 위해 온종일 찬 지하수를 흘려보내야 하고, 토양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미나리를 연작할 경우 땅이 쉽게 척박해질 수 있다. 김씨는 "비닐하우스 절반은 미나리를 심지 않고 부추 등을 심어 땅이 잠시라도 쉴 수 있게 한다"며 "여름에 일부러 풀을 키워 거름으로 쓰는 등 내 나름의 경험으로 터득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한 미나리 농가에서 미나리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김현목기자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한 미나리 농가에서 미나리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김현목기자

◆ 큰 일교차·풍부한 지하수…대구산 미나리의 경쟁력


대구 미나리는 달성군 화원읍 일대와 팔공산 자락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와 달성군에 확인결과, 재배 면적은 54.25㏊, 농가 수는 360호 정도다. 연간 생산량은 648t, 판매액은 약 68억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달성군 농업통계 기준). 매년 1월 초부터 출하가 시작돼 농가 직거래와 택배 주문, 전통시장에서 소비자와 만난다.


달성군은 올해 '미나리 소비촉진 판매지원 신규사업'을 통해 가락시장 출하 등 수도권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작목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물류비(운송비)도 지원해 준다. 이와 함께 '참달성' 온라인 쇼핑몰을 전면 손질하고 미나리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판로 개척을 위해 지자체도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김수진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미나리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종묘 수확작업 시간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미나리 노동력 절감 기술보급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며 "농업 생산원가를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계속 다양한 지원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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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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