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고장 뒤 추돌, 도로 마비
20분 출근길이 50분 소요
전광판 38.5㎞에 단 2곳
반복되는 정체, 개선 요구 재점화
“진입 전 우회 안내 시급”
2일 오전 8시 20분쯤 포항 구룡포 방향 영일만대로 정체 모습. 김기태 기자
2일 오전 7시 50분. 포항 영일만대로 시청 방향 도로는 이미 '멈춘 길'이 됐다. 붉은 브레이크등이 끝없이 이어졌고, 차들은 제 속도를 잃었다. 포항IC 진입을 앞둔 지점의 오른쪽 차로에는 대형 화물차 한 대가 고장으로 멈춰 서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에서는 추돌 사고까지 발생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차 안에서 시계를 들여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통상 양덕에서 포항시청까지 20여 분이면 닿는 거리지만, 이날은 40~50분이 훌쩍 걸렸다.
이날 정체는 대형 차량 고장이라는 돌발 상황에서 시작됐다. 이어진 추돌 사고가 겹치며 도로 기능이 급격히 떨어졌고, 순식간에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문제는 사고 자체보다, 사고 이후의 대응이다. 진입 전 정체 상황을 알리는 안내는 사실상 없었다. 운전자들은 이미 도로에 들어선 뒤에야 상황을 인지했다. 우회 선택지는 있었지만, 정보가 닿지 않았다.
영일만대로는 포항 남북을 잇는 핵심 간선도로다. 총 연장 38.5㎞에 달하지만, 사고·공사·정체 정보를 제공하는 도로전광표지판은 단 2곳뿐이다. 사고가 나면 차량들은 도로에 '갇힌' 상태가 된다. 가변차로 운영이나 추가 도로 개설이 해법으로 거론되지만, 막대한 예산과 행정 절차가 현실적 걸림돌이다.
구조적 문제는 관리 책임 분산이다. 영일만대로는 구간별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포항시가 나눠 관리한다. 사고가 발생해도 신속한 통합 대응이 어렵고, 전광판 설치나 운영 개선 역시 서로의 소관을 이유로 미뤄지기 일쑤다. 이미 설치된 도로교통정보 전광판마저 운전자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배상신 포항시의원(양덕·두호·환여)은 이 같은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영일만대로의 정체와 정보 부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배 의원은 "교통은 시민 일상과 가장 맞닿은 행정인데, 반복되는 불편을 당연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소한 정보 제공만큼은 즉각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포항시 김기창 교통지원과장은 "영일만대로 진입 차량이 집중되는 포항북부경찰서 앞 도로에 사고·정체 등 사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로전광표지판 설치 예산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영일만대로 진입이 잦은 포항 시내 주요 지점 15곳을 대상으로 추가 전광판 설치 방안도 검토하는 등 단계적 교통 정보 제공 체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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