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이상 지역 공천권 중앙위 이관 당헌 개정 예고
지도부 영향력 확대 우려 속 현장 후보 ‘환영’ 분위기도
국민의힘 정강정책·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5일 국회에서 특위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구 50만명 이상 지역의 기초단체장 공천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직접 맡도록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한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TK에서는 대구 달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이 포함되며 전국적으로는 10여곳에 이른다. 이들 지역은 사실상 중앙당이 공천권을 쥐게 되는 셈이다. 정치권이 당 지도부의 공천권 강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출마 예정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어서 묘한 대조를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은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 특히 장동혁 대표체제의 공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달서구와 포항의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출마 예정자 A씨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도 인구 100만명 이상 특례시는 같은 방식으로 공천해 왔던 만큼 정치적으로 과도한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B씨도 "당에서 발표한 대로 경선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시·도당 위원장 등 지역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중앙당 추천이 이뤄지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내놓는 출마 예정자도 있었다. C씨는 "포항이 그만큼 중요한 지역이라는 의미"라며 "당이 추진하는 개혁공천과 쇄신공천,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포항에서 시작된다면 나쁠 게 없다"고 했다. D씨는 "그동안 공천비리 문제가 반복돼 온 만큼 당 차원의 자구책이 필요했던 것 아니겠느냐"며 "지역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해 온 구조는 악습이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중앙당이 공천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 입김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한 출마 예정자는 "지도부가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전략공천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쟁력과 지지도가 있는 후보들 사이에서 경선을 붙일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결격 사유가 있는 인사들을 걸러내 더 깨끗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K정치권에서는 중앙당 공천 확대가 기존 지역정치의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서구처럼 국회의원 선거구가 3개 이상인 지역의 경우, 지방선거 때마다 국회의원 간 알력 다툼이나 이른바 '지분 나눠먹기' 논란이 반복돼 왔다. 포항 역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이강덕 시장이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됐으나, 중앙당 재심을 통해 기사회생하는 등 극심한 '공천 파동'을 겪은 바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2년 뒤 총선 국면으로 넘어가는데, 기초단체장은 잠재적으로 국회의원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며 "기존에는 체급 있는 인물을 일부러 배제하려는 이해관계도 작동해 왔지만, 중앙당 공천은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회의원과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정치 신인이나, 정치적 체급이 있지만 현재 비주류인 인사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래서인지 달서구와 포항이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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