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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메일] 인구감소시대, 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2026-02-09 18:00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학령인구와 농촌인구 감소로 상징되는 전반적인 인구감소는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구조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체육 분야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학생 수와 지역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체육활동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러한 감소를 단순한 위기로만 인식할 것인지, 아니면 체육정책의 체질을 개선하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인지에 있다.


이제 체육정책은 성장과 확대를 전제로 한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감소를 전제로 한 새로운 질서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엘리트체육은 인구감소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영역 중 하나다. 선수 자원의 절대적 감소는 종목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일부 학교와 지역에 대한 자원 집중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구조 속에서 조기 전문화와 탈락을 반복하게 만들며, 장기적으로는 종목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인구감소 시대의 엘리트체육은 더 많은 선수를 뽑는 방식이 아니라, 선수를 오래 키우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학습권 보장, 진로 설계, 은퇴 이후 삶까지 포괄하는 선수 생애주기 관리가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학교체육은 체육정책 변화의 출발점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규모가 축소되면서 기존의 팀 스포츠 중심 운영은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참여 인원 부족으로 종목이 사라지고, 체육활동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현상은 학생들의 신체활동 감소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학교체육은 결과 중심의 대회 체계에서 벗어나, 과정 중심·참여 중심 체육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소규모 인원으로도 지속 가능한 종목을 확대하고, 개인의 신체 특성과 흥미를 반영한 맞춤형 체육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소규모학교는 인근 학교와의 공동 운영, 지역 체육시설 및 지도자와의 연계는 학교체육의 지속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생활체육은 인구감소 시대 체육정책의 중심축으로 재정립되어야 할 영역이다. 특히 농촌과 지방 소도시에서는 생활체육이 단순한 여가를 넘어 지역사회기반을 유지하는 사회적 장치로 기능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특정 연령대나 집단을 대상으로 한 나눔식 프로그램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아동·청소년, 중장년, 노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전 생애주기 체육정책과 세대 통합형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권역별·순회형 체육서비스, 복합 생활체육 공간 조성은 인구감소 지역에서 접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엘리트체육·학교체육·생활체육을 각각의 영역으로 분리해 바라보는 기존의 정책 틀을 넘어서는 일이다. 학교체육은 전문체육의 출발점이자 생활체육의 기반이며, 전문체육은 다시 생활체육으로 환류되어야 한다.


인구감소 시대에는 이 세 영역이 경쟁하거나 분절되는 구조가 아니라, 인적 자원과 시설, 지도자를 공유하는 연계형 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는 체육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한정된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활용하는 길이기도 하다.


인구감소는 체육의 위기임과 동시에 선택을 요구하는 시대적 신호다. 더 많은 사람을 모으는 체육에서, 더 오래 참여할 수 있는 체육으로의 전환과 엘리트·학교·생활체육이 각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인구감소 시대의 체육은 축소가 아닌 재구조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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