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9일)를 앞두고 서울과 대구에 아파트를 한 채씩 갖고 있는 대구의 다주택자들이 대구 아파트를 처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다주택자를 겨낭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지방 주택 처분, 서울 주택 수호'라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모양새다. 보유세마저 인상될 경우 '서울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양도세가 중과되는 조정대상지역이 없지만, 다주택자 규제와 부동산세 인상 움직임과 맞물려 주택 매물이 대거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에 매물 폭탄이 떨어지면 매매가가 하락하고, 미분양이 증가하게 된다. 대구의 '내부 양극화'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살아있는 동네와 버려지는 동네로 구분되면서 '사는 곳이 계급인 나라'가 대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주택수에 따른 취득세 중과를 주택가액 기준으로 바꿔야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실현되기 어렵다. 취득세는 지방세라, 가액기준 세제를 도입하면 집값이 낮은 지방 지자체는 상대적인 세수 감소로 심각한 재정난에 빠질 수 있다.
지방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선 부동산 정책만으로는 어렵다. 기존 1주택자가 7억원 이하의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더라도 세법상 1주택자로 인정하는 등의 '핀셋 완화'로는 역부족이다. 사실 부동산은 일자리의 부산물이다. 산업과 교육 정책이 결합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수요의 동력인 청년층의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지방 부동산의 위기는 부동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다극 체제'를 강조한 만큼 국가 자원 배분 차원에서 지방에 돈, 기업, 권한을 몰아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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