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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여성복 팔다 모델로…50대 사장님의 당당한 변신

2026-02-24 20:27
대경대 시니어모델과 최현국씨가 졸업 축하무대에서 당당하게 런웨이를 걷고 있다. <최현국씨 제공>

대경대 시니어모델과 최현국씨가 졸업 축하무대에서 당당하게 런웨이를 걷고 있다. <최현국씨 제공>

"모델이 되어 사람들 앞에 서고 싶어 시작한 건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도 바른 자세로 건강하고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이를테면 노후대책으로 시작한 겁니다."


의류 판매업을 하는 최현국씨(56·대구 동구 방촌동)는 지난해 대경대 시니어모델과에 입학하면서 또 다른 삶을 즐기고 있다. 경주에서 열린 APEC 연계 행사로 첨성대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전통 왕실 의상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학과 선배들의 졸업 축하 무대에서 당당히 런웨이를 걸으며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


최씨는 학교에서 배운 걸음걸이와 자세, 그리고 192㎝ 훤칠한 키가 눈에 띄어 요즘 길거리에 나서면 가끔 연예인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출발선은 화려하지 않았다. 군대에서 제대하던 25세 청년시절 그는 거리의 노점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봉고차를 몰고 전국의 5일장과 아파트단지를 찾아다니며 옷을 팔았다. 그렇게 쌓은 시간은 결국 의류판매업으로 이어져 매장을 운영하게 됐고, 경제적 안정을 이뤄냈다. 의류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 직접 모델이 되었냐고 물어보니 그는 "옷을 팔지만 나는 정작 큰 키 때문에 기성복이 몸에 맞지 않아 맞춤옷을 입는다"고 답했다. 놀라운 것은 그가 판매하는 옷이 여성복이라는 점이다.


50대에 접어들며 그는 이른 노후 준비를 시작했다. 세 자녀를 다 키웠고 경제적 준비도 어느 정도 됐지만, 노년의 삶을 좀 더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대학 모델과 지원이었다. 현재 그는 매장을 점원에게 맡기고 학생 신분으로 강의실과 연습실을 오간다.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 워킹과 자세, 표정 수업은 쉽지 않지만 몸은 이미 준비돼 있었다. 헬스, 산악자전거, 탱고까지 그동안 꾸준한 몸 관리를 해왔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식단 관리도 철저히 했다. 하루 1식을 목표로 100㎏ 체중을 88㎏으로 줄였다.


"고교시절 배구선수로도 활동했다. 운동은 취미이자 생활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 길을 위한 준비 같기도 하다"고 말한 그는 "아직 모델이라고 하기엔 조심스럽다. 다만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 그리고 여전히 배우는 중년일 뿐, 이 나이에 모델이 되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노년의 생활이 더 풍성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모델 외에도 특이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유해조수 구제단 활동으로 멧돼지 사냥도 하고, 돼지열병 피사체 추적 활동도 한다"고 말했다. 192㎝의 키처럼 그의 인생도 한눈에 다 담기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건 그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삶을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경주APEC 연계 행사로 경주 첨성대 앞에서 열린 특별무대에서 왕실 의상 차림으로 워킹하고 있는 최현국씨.  <최현국씨 제공>

경주APEC 연계 행사로 경주 첨성대 앞에서 열린 특별무대에서 왕실 의상 차림으로 워킹하고 있는 최현국씨. <최현국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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