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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①] 아이와 부모의 웃음 가득 ‘육아천국’ 상주

2026-03-24 06:00

병원 동행부터 야간 긴급 보육까지…24시간 빈틈없는 통합 돌봄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상주하는 도시, 오늘의 공간 중심 육아 정책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상주시의 모습. <이미지(박준상)=생성형 AI>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상주하는 도시, 오늘의 공간 중심 육아 정책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상주시의 모습. <이미지(박준상)=생성형 AI>

'상주'하면 떠오르는 것을 적어본다. 쌀과 명주와 곶감, 하얀 세 가지 특산품의 고장. 자타공인 자전거 도시. 경상도의 '상(尙)'의 유래. 사벌주라 불리던, 견훤과 아자개가 살던 곳. 무엇보다 삶을 이어가는 공간으로서의 상주는, 상주(常駐)하기 좋은 곳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 있고 사람을 모으는 곳이 있다. 다른 것 같지만 같고, 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엔 이유가 있고, 사람을 모으는 곳엔 명분이 있다.


사람이 모여 삶을 이어가는 '상주(常駐)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상주시의 첫 번째 선택은 0세 영아부터 초등학생까지, 평일 야간부터 공휴일 24시까지 빈틈없이 메운 '공간 중심의 통합 돌봄'이다.



어린이집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1층부터 3층까지, 영아부터 초등생까지, 평일 야간부터 공휴일 24시까지 공간 중심의 맞춤형 돌봄 체계를 갖추고 있다.

어린이집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1층부터 3층까지, 영아부터 초등생까지, 평일 야간부터 공휴일 24시까지 공간 중심의 맞춤형 돌봄 체계를 갖추고 있다.

0세 특화 돌봄~초등생 맞춤형 대응

'경북 K보듬6000' 주말도 무료 이용

아픈 아이 케어…부모 생업 안전망

공동육아 두레마을 조성사업 박차

돌봄의 마중물 든든한 조력자 '다함께돌봄센터'


과거 어린이집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는 영아부터 초등생까지를 아우르는 맞춤형 체계를 갖췄다. 부모의 업무 집중도를 높여주는 '전자출결 알림'부터 갑작스러운 사정에 대응하는 긴급 돌봄까지, 이곳의 핵심은 양육자가 느끼는 '심리적 안도감'에 있다.


상주 낙양동에 위치한 통합아동돌봄센터인 '다함께돌봄센터' 1층은 초등생, 2층은 0세 돌봄에 맞췄고 3층은 아픈 아이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경북도의 저출생포괄사업비 5억원, 교육발전특구 예산 6천만원, K보듬 예산 1억원을 더해 총 17억원을 들여 돌봄의 마중물이자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세 층 모두 용도가 다르지만 '돌봄'이라는 낱말 아래 뭉쳤다. 말 그대로 돌봄의 통합공간, 돌봄의 허브인 셈이다.


층별로 기능이 다르지만 다함께돌봄센터는 간호사, 보육교사가 있어 인력이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또 상담실을 함께 사용하는 등 상주지역 돌봄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1층의 다함께돌봄센터. 주말과 공휴일에도 이용가능해 인기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또 다른 학교이자 또 다른 집인 셈이다.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1층의 다함께돌봄센터. 주말과 공휴일에도 이용가능해 인기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또 다른 학교이자 또 다른 집인 셈이다.

사각지대 허문 돌봄의 허브


차에 내리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 흐른다. 다함께돌봄센터에서 놀고, 공부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이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또 다른 학교이자 또 다른 집이며 돌봄선생님은 선생님이자 부모다.


다함께돌봄센터는 올 2월 임시운영을 거쳐 3월부터 정식운영에 들어갔다. 연초 수요조사를 시작하면서 상담과 동시에 이용 접수를 시작했다. 곧바로 정원 20명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이유가 있다. 경북도의 K보듬6000 정책에 힘입어, 무료로 주말과 공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함께돌봄센터는 40평쯤으로 면적 자체는 그리 넓지 않다. 상주 남산 자락이 이곳의 놀이터다. 스마트폰 대신 숲에서 자연을 느끼며 체력을 기르며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 있다. 아이들은 돌봄선생님과 또래 친구들이 생겨서 좋다. 특히 둘째·셋째가 귀한 요즘 이곳에서 아이들은 '형제가 있는 경험'을 한다.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공동육아나눔터. 12개월 미만 0세 특화 돌봄 공간으로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돌봄의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공동육아나눔터. 12개월 미만 '0세 특화 돌봄' 공간으로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돌봄의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돌봄사각지대 0세 특화 공동육아나눔터


통합아동돌봄센터 2층 '공동육아나눔터'는 영아 돌봄의 사각지대인 '0세'에 집중한다.


12개월 미만의 영아 '0세 특화 돌봄'이라는 말은 낯설다. 보통은 가정에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가 산모와 아이를 돌봐준다. 0세 특화 돌봄을 강점으로 내세운 공동육아나눔터는 더욱 특별해 보이는 이유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산후우울증과 사회적 고립감을 겪기 쉬운 초기 양육자들에게 소통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육아의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유일한 영아 특화 공간이라는 희소성은 부모 간의 공감대 형성을 돕는 강력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돌봄교사와 간호사가 건강위생·보육 등 직접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외부강사도 초청한다.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3층 토닥토닥병상돌봄실. 아픈아이 돌봄의 일환으로, 센터에서 아이가 쉬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상주통합아동돌봄센터 3층 토닥토닥병상돌봄실. 아픈아이 돌봄의 일환으로, 센터에서 아이가 쉬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아픈 아이 케어까지 틈새 돌봄


3층 토닥토닥병상돌봄실은 맞벌이 가구의 가장 큰 고민인 '아픈 아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아이가 아파도 생업을 중단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신청은 '모이소' 애플리케이션으로 할 수 있다. 센터는 차량으로 부모가 지정한 병원으로 아이와 동행하고, 함께 귀가하거나 센터의 병상에서 돌봄까지 제공한다.


통합아동돌봄센터의 행정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상주시청 아이여성행복과 장선영 주무관은 "상주가 아이 키우기 좋은 양육친화적인 도시가 되는데 기틀을 마련하고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상주시는 '아이천국 육아친화 두레마을' 조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추진하는 이 사업은 공동육아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경북지역에서는 7개의 아이천국 육아친화 두레마을이 있는데, 상주시에서는 AI융합도서관, 실내놀이터와 일자리편의점, 돌봄살롱 등을 갖춘 '늘이음센터'를 더해 상주만의 두레마을을 조성해 나간다.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으로 운영되는 상주 엄지어린이집. 오후 6시가 지나면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이 된다.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으로 운영되는 상주 엄지어린이집. 오후 6시가 지나면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이 된다.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

전국 지자체 벤치마킹한 성공 사례

'저출산 극복' 일과 가정 양립 지원

◆밤 12시에도 불 켜진 상주형 24시 어린이집


상주형 돌봄의 특징은 야간과 휴일에도 작동한다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길 수 있다. 또 누구에게나 쉼표가 필요하다. 육아에 지친 부모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이 도움을 준다. 6개월~5세 이하 미취학 아동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한다. 갑작스러운 야근이나 입원 등 긴급 보육이나 적절한 돌봄 도움이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다.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은 평일 저녁 6시~밤 12시, 휴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누적 654명이 4천170시간을 이용했다. 경북 지역을 비롯해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을 만큼 성공적인 사례다.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인 상주 엄지어린이집의 경우 누적 이용자가 650명을 넘어섰다.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자녀 가구 내에서 첫째 아이와의 시간을 확보하려는 부모들의 전략적 이용도 눈에 띈다. 상주형 24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은 첫째 아이를 위한 시설이기도 하다. 어린 동생과 함께 야외활동을 하기 어려운 형과 누나는 주말에 동생이 어린이집에 있을 동안 부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모도 큰 아이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이 덕에 양육자는 돌봄스트레스를 줄이고 둘째·셋째가 있더라도 안심하고 모든 자녀를 챙길 수 있다.


황창하 엄지어린이집 원장은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또 믿고 맡겨 준다는 고마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서비스가 '상주형 어린이집'으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2020년 개관한 상주육아종합지원센터. 센터의 인기 시설 중 하나인 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은 양육자들의 수요를 파악해 적절히 공급하는 돌봄의 소통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2020년 개관한 상주육아종합지원센터. 센터의 인기 시설 중 하나인 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은 양육자들의 수요를 파악해 적절히 공급하는 '돌봄의 소통'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공간 중심 육아 정책 '상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2020년 개관한 상주육아종합지원센터는 돌봄 콘텐츠의 질적 고도화를 담당한다. 장난감 도서관 운영부터 영유아 응급처치 등 부모 교육 프로그램 개발까지, 정보의 선별과 확산을 주도한다.


정보의 바다라는 말은 육아에도 적용된다. 센터는 부모의 생각보다 앞서 미래를 보는 입장에서 정보를 제공한다. 많은 정보 중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해 프로그램으로 개발, 진행해서 구체화한다. 경북도와 도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지침을 발 빠르게 공유하고 더 나은 육아를 위해 고민한다.


여느 도시와 다르지 않게 상주에서도 장난감도서관이 인기다. 장난감 또한 여느 상품처럼 유행에 민감하다. 양육자 입장에서 '한 철'을 위해 장난감을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그럴 때 센터에서 유행을 조사하거나 수요를 알아보기도 하지만, 센터 이용자들이 유행하는 장난감을 알려주기도 한다.


상주육아종합지원센터 전경.

상주육아종합지원센터 전경.

손종희 센터장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양육자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주시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출산율 지표를 높이려는 일회성 지원에서 벗어나 있다. 놀이·문화·일자리 등 돌봄과 공동체가 융합된 공간 조성은 지방소멸지역의 현황을 반영한 상주시의 생존 전략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오늘의 공간'이 곧 도시의 '미래'가 된다는 상주시의 실험은 현재 진행형이다.


글=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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