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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時時刻刻)] 기술과 주식 버블의 역사

2026-04-21 06:00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경제사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는 '환희와 비극'의 기록이다.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되면 자본은 그 가능성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하지만 인간의 기대치는 언제나 기술의 성숙 속도보다 앞서 나갔으며, 그 간극이 지나치게 벌어질 때 우리는 그것을 '버블'이라 불렀다. 특히 19세기의 철도, 20세기의 전기, 그리고 21세기의 인터넷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3대 기술 혁명이자, 동시에 가장 치명적이었던 버블의 역사이기도 하다.


첫 번째는 1840년대 영국의 '철도 광기'다. 증기기관차의 등장은 인류가 수천 년간 겪어온 공간의 제약을 단숨에 허물었다. '속도의 혁명'에 도취한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철도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영국 의회는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백 개의 노선 건설 법안을 통과시켰고, 실체 없는 유령 회사들의 주가는 연일 치솟았다. 결국 금리 인상과 과잉 투자의 여파로 거품은 터졌고 수많은 가계가 파산했다.


두 번째는 1920년대 미국에서 전기로 인한 버블이다. 전기의 보급은 단순히 조명을 밝히는 것을 넘어 공장의 생산 방식을 바꾸고 가전제품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했다. 라디오와 자동차가 대중화되던 이 시기는 '광란의 20년대'로 불리며 낙관론이 지배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과거의 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29년 '검은 목요일'과 함께 시작된 주가 폭락은 대공황을 불러왔다.


세 번째는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버블'이다.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고속도로가 열리자,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했다. 이익보다는 클릭 수와 가입자 수가 기업의 가치를 결정했고, 회사 이름 뒤에 '닷컴'만 붙어도 주가는 뛰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증명하지 못한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금리 인상과 함께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그렇다면 현재의 AI 열풍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2026년 현재의 AI 주식 시장을 과거의 버블들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과거의 버블들이 실체 없는 '기대감'만으로 지탱되었다면, 지금의 AI 열풍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이 기록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과거 철도나 전기가 그러했듯, AI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으로 인해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다시 한번 기술주 회의론이 대두될 것이다.


주가의 과대평가 정도를 측정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철도버블 때 미들랜드철도가 50배, 전기버블 때 RCA가 70배, 닷컴버블 때 시스코 주식이 125배였다. 그런데 오늘 엔비디아의 PER은 30배 중반이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PER도 15~25배 사이이다. 즉, 아직 AI 버블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버블 수준이 아니더라도 과대평가된 주식은 조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버블이 아닌 경우 주가가 1/10로 떨어지는 현상은 없더라도 우량주도 1/2까지 조정되는 경우는 간헐적으로 존재한다. 또 AI가 인류에 기여하는 매우 성공적인 기술이라 할지라도 AI에 투자하는 자가 다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주 중에 승리하는 회사를 고른 자만이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만큼 주식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므로 일반 투자자는 대박을 노리는 것보다 항상 적정 수익을 목표로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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